TNA 2012.10.14 Bound For Glory 리뷰 WWE & TNA




아주 좋은 레슬링 쇼였고 개인적으로는 현지에서나 이쪽에서나 비판을 받는 세그먼트들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게 없는 편입니다. 빅토리아의 보이프렌드 세그먼트는 정말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든 경기가 적당한 시간 배분을 받았기 때문에 그냥 시간 떼우기 용으로 그러려니 싶었고 A&E의 멤버로 디본이 먼저 밝혀진 것에 대해서도 '그가 리더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는 큰 불만이 없습니다. 사실 그가 리더로써 공개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하고 TNA가 '생각이 있다면' 장기간 이끌어온 스토리라인에 디본을 전면으로 내세울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로우 미드카더에서 미드카더 정도로 놀던 개성없는 선역일 뿐이었으니깐요. 더욱이 A&E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루크 갤로우스나 마이크 녹스같이 인지도나 명성은 그저 그런 레슬러들이기 때문에 그나마 딱 보고 누구나 알 수 있을만 하면서도 어느정도의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인 디본을 바운드 포 글로리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기들은 못해도 볼만한 경기들이었고 대체로 좋거나 훌륭한 수준이었는데 먼저 오프닝 경기였던 지마 아이언과 랍 밴 댐의 X 디비젼 챔피언쉽은 좋았습니다. 오프닝으로 적격이었고 지마 아이언의 다소 떨어지는 경기 운영 능력과 두 선수의 왠지 잘 맞지 않을 것 같은 상성을 고려해서 랍 밴 댐이 초반부 꽤 아크로바틱한 무브들을 보여주는 부분을 길게 가져가고 아이언의 경기 운영은 길지 않게 그리고 마지막 공방전은 랍 밴 댐의 공격만으로 깔끔하게 끝낸 것이 아주 현명한 흐름으로 보였습니다. 랍 밴 댐이 TNA에서 보여준 가장 뛰어난 경기는 아니었으나 최근 보여준 몸놀림 중 가장 가벼워 보였다는 것은 또, X 디비젼에 있어서 호재가 아닐까 싶네요.

두 번째 경기였던 사모아 조와 매그너스의 경기는 꽤 재밌었고 임팩트 존이었다면 그저 그런 공방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으나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 경기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었습니다. 조가 경기 시작부터 세게 나서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도가 확 올라갔고 매그너스의 목을 공략하는 경기 운영도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체공이 좋은 하이 니나 미치노쿠 드라이버를 작렬시키는 것을 보면 운동 능력은 또 확실히 좋아보이는 매그너스네요. 마지막 몇 분 간의 공방전에서는 조가 확실히 앞서가는 흐름이었고 매그너스의 임팩트 무브들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으나 섭미션 공방들이 아주 좋아서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경기였던 바비 루드와 제임스 스톰의 경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사실 스페셜 엔포서로 킹 모가 나온다고 예고가 되었던데다가 전주 임팩트에서는 킹 모-바비 루드-제임스 스톰 세 사람 간의 세그먼트가 있어서 이 경기에서 큰 개입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얼 헤브너를 협박하는 루드를 막은 것 빼고는 큰 역할이 없었던 것이 너무나도 다행이었고 경기 중 킹 모가 보여주는 표정들이 순간 우습기도 했으나 격투기 선수가 레슬링 경기를 보면서 보여주는 표정이었기에 이 경기가 잔인하다는 느낌을 더욱 더 받을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가지 아주 터프한 공방전이었고 철재의자, 테이블, 압정, 엔트런스 스테이지 위에서의 액션 등 대립을 마무리 짓는 경기로써 나올만한 장면들이 다 나온 경기였습니다. 마지막 슈퍼킥과 스쿨 보이로 주고받았던 니어폴은 아주 긴장감 있었고 스톰이 마지막 맥주병 샷과 두 번째 라스트 콜 슈퍼킥으로 경기를 끝내는 장면은 정말 환상적인 대립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네 번째 경기였던 알 스노우와 조이 라이언의 경기는 그럭저럭 볼만했고 맷 모건의 등장은 정말로 의외였네요. 월드 태그팀 챔피언쉽은 아주 훌륭했는데 초반 세 팀이 서로 기술들을 게속 주고받는 부분은 그저 그랬으나 지난 슬래미버서리에서의 태그팀 챔피언쉽이 그랬듯이 앵글이 나오면서부터 정말 불타올랐습니다. 앵글이 태그팀 매치에서 신기하리만치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후에는 정말 물흐르듯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기술 공방들이 있었고 카자리안이 허리케인라나를 시도할 때 링 밖에 위험하게 추락한 장면과 AJ 스타일스의 트리플 점프 썸머쏠트 센턴은 육성으로 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쓰리 웨이 경기라 워낙에 어느 한 선수가 쉬거나 커버할 틈도 없다보니 아예 핀폴시도가 많이 없었고, 카자리안의 TKO-다니엘스의 BME 콤비네이션이 터졌던 부분이 유일하게 훌륭했던 니어폴이었습니다. 관중들의 반응은 영 좋지 못했지만 경기의 마지막은 깔끔했네요.

여섯 번째 경기인 미스 테스마커와 타라의 경기는 클라이막스가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소 아쉬움도 남았으나 최근 WWE와 TNA에서의 여성 경기들과 비교해본다면 꽤 좋은 여성 경기였고 테스마커가 탑로프 다이빙 허리케인라나를 쓰는 부분에서는 정말 화들짝 놀랐네요. 인디에서도 보기 힘든 아크로바틱한 기술인데 정말 대단한 장면이었습니다. 세미 메인 이벤트로 펼쳐진 불리 레이와 스팅 그리고 A&E 멤버들간의 No DQ 태그팀 매치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바로 전주 임팩트에서도 그랬고 스팅과 불리 레이가 더블 팀 무브같은 것은 크게 없지만 묘하게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게다가 불리 레이도 이제 싱글 레슬러로써의 카리스마를 장착했기 때문에 딱히 큰 기술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 카리스마 하나로 경기를 내내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스팅처럼 페이스 페인트를 하고 등장해 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호응을 유도하기도 하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도를 놓지 않게 했고 마지막 둠스데이 디바이스 그리고 코너 스플래쉬와 스팅거 스플래쉬 이후 Get the tables를 외치는 부분까지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네요. 경기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임팩트가 없었던 게 흠이지만 레슬링적인 측면을 넘어선 좋은 경기가 된 것 같습니다.

메인 이벤트였던 오스틴 에리즈와 제프 하디의 경기는 대단했고 레슬링적인 측면으로는 이 날 가장 훌륭했던 경기였습니다. 초반 두 선수의 긴장감 넘치는 기본기 공방은 생각보다도 좋았고 에리즈가 경기 중반부 독특한 섭미션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잘 이끌어갔습니다. 오스틴 에리즈가 전체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흐름에 제프 하디는 에리즈의 공격에 간헐적으로 반격을 해내면서 위험한 장면에 대한 스턴트도 해내는 역할이었으나 평소에 보여주지 않는 오버밤같은 기술들은 놀라웠고 예전 WWE 커리어의 말기 때 활약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괜찮았습니다. 에리즈가 보여준 두 번의 히트 씨킹 미사일, 링 밖에서 터뜨린 엘리베이티드 넥브레이커는 정말 살벌하게 느껴졌고 탑로프 허리케인라나-코너 런닝 드랍킥-브레인버스터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은 올해 레슬링 경기에서 나온 콤비네이션 중 최고였습니다. 저 세 차례의 연속 기술로 경기를 끝내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으나 쫄깃한 니어폴이 되면서 경기 내용 상으로는 더욱 더 도움이 되었고 결과는 마음에 안들지만 결론적으로 뛰어난 메인 이벤트가 되긴 했습니다. 


진짜 정말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경기 결과들인데 RVD의 X 디비젼 챔피언 등극이야 지마 아이언이 챔피언을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재목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제씨 소렌센의 복귀 여부도 알 수 없는 시점에서 그렇다고 쳐도 차보 게레로와 제프 하디가 새로운 챔피언이 되어야만 했느냐에 대해서는 정말로 의문입니다. 태그팀 챔피언쉽의 경우에는 특히 최근 너무 돌려먹는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TV쇼에서 타이틀 변동이 있어도 될 법한데 굳이 바운드 포 글로리라는 무대에서 아직 前 WWE 선수라는 느낌을 완전히 벗지 못한 차보 게레로가 태그팀 챔피언에 오를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지요. 메인 이벤트의 대해서도 오스틴 에리즈의 팬으로써 타이틀 보유기간 동안 마땅한 스토리라인 없이 붕 떠있다가 일찍이 배앗겨 버린 것이 괜시리 아쉬운 부분이어서 결과 자체에 대한 불만도 크지만은 경기 내용을 보면 에리즈가 하디를 압도한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그래도 내용 상으로 앞서는 모습이었던데다가 하디는 에리즈의 브레인버스터를 이겨냈는데 에리즈가 하디의 스완턴 밤 한 방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경기 자체의 스토리텔링이 개인적으로 더욱 불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프 하디도 前 WWE 챔피언 출신인만큼 아직도 WWE 출신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이번 챔피언 등극이 특별한 장기적인 플랜없이 재계약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도 너무나도 아쉬웠고 이미 2년 전 바운드 포 글로리에서 승리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굳이 또 바운드 포 글로리에서 승리할 필요가 있었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바운드 포 글로리 시리즈 승자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는 것도 필요했으나 일개 팬으로써는 그런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야 했다면 굳이 TNA 오리지널인 사모아 조가 아닌 제프 하디여야만 했냐하는 푸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네요.



지마 아이언 v. 랍 밴 댐 **1/2
사모아 조 v. 매그너스 ***1/4
바비 루드 v. 제임스 스톰 ****1/4
알 스노우 v. 조이 라이언 **1/4
월드 태그팀 챔피언쉽 3웨이 ***3/4
미스 테스마커 v. 타라 **1/4
스팅 & 불리 레이 v. A&E ***
오스틴 에리즈 v. 제프 하디 ****1/4

8.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