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
1. 타카하시 마사야 def. 시노세 마도시치 **1/2
- 약 6분만에 타카하시가 문썰트 프레스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2. 도이 코지 def. 조경호 **3/4
- 도이 코지 선수가 스완턴 밤을 피한 뒤 라 마히스트랄 롤업으로 약 7분만에 핀폴승을 거뒀습니다.
3. 김민호 def. 오오하라 하지메 ***
- 약 9분만에 김민호 선수가 오오하라의 뒷발 로우블로우로 반칙승을 거뒀습니다.
4. 세미 파이널 : 아키라 def. 코다마 유스케 ***1/2
- 아키라가 져먼 슈플렉스에 이은 날다람쥐 스플래쉬로 약 13분만에 핀폴승을 거뒀습니다.
5. 메인 이벤트 : 노지심 & 강형관 def. 케니 러쉬 & 레더페이스 *
- 노지심 & 강형관 팀이 약 8분만에 레더페이스의 체어샷으로 반칙승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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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귀찮은 것도 좀 있었고, 첫 직관으로는 좀 더 제대로 된 흥행을 볼까... 아니면 그냥 처음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한 번 가볼까하는 고민도 들어서 바로 오늘 낮까지만 해도 정말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학원 마치는대로 버스를 탔습니다. 헌데 출발하면서부터 오늘 수업이 원래 마치던 시간보다 20분 늦게 끝난데다가 바로 눈 앞에서 버스 한대를 놓쳐서 조금 조바심이 들었어요. 게다가 김해에 살지 않아서 지리도 잘 몰라 버스 내려서 택시탈까 생각했는데... 택시도 잘 안잡히더라구요 ㅠㅠ 막상 가보니 걸어가도 될만한 거리이긴 했지만 예정된 6시 30분보다 거의 한시간 지체된 상황이라 아무튼 택시타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가니까 다행히도 마침 첫번째 경기가 시작되더라구요. WNC의 두 신인 선수들의 대결이었습니다. 액면가로는 9살 어린 타카하시 선수가 더 노안이었습니다. 아직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들답게 스쿱 슬램이나 크로스라인, 보스턴 크랩같은 기초적인 기술들로 경기를 박력있게 풀어나갔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타카하시 선수의 드랍썰트에 가까운 멋진 드랍킥들이었습니다. 탑로프 무브들도 좋았는데 시노세 선수의 탑로프 다이빙 손날챱도 좋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던 타카하시 선수의 문썰트 프레스도 깔끔했네요. 오프닝 경기로 좋았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도이 코지 선수와 조경호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초반 두 선수가 벌였던 깔끔한 체인 레슬링 공방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링 밖에서의 난투가 펼쳐지기 시작했는데 도이 코지가 조경호 선수를 바로 제 앞으로 내던지면서 조경호 선수가 의자 더미에 놔뒹굴어지셨는데 그 때 저는 너무 태연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ㅠㅠ 문득 '아 내가 경기에 진짜 더 몰입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 선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헝. 아무튼 이후 도이 코지 선수가 링 안에서 기본적인 슬램, 슈플렉스, 타격기와 보스턴 크랩으로 경기 운영을 펼치셨고... 그래도 1경기에서 타카하시 선수가 보여준 보스턴 크랩보다는 조금 더 좋은 각도의 보스턴 크랩을 보여주더라구요. 하지만 조경호 선수의 활약상이 훨씬 더 빛났다고 할 수 있었는데 휠배로우 암드래그나 코너 런닝 포어암, 틸트휠 헤드시져스 등의 한국 선수에게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너무나도 화려한 하이 플라잉 무브들 자체가 정말 아름다웠고 피셔맨 슈플렉스 브릿지도 정말 완벽했었네요. 중간에 도이 코지 선수와 조경호 선수가 단순히 합이 맞지 않았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도이 코지 선수의 파워밤을 조경호 선수가 허리케인라나로 반격하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고 조경호 선수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만한 상대였는데 패배하신 것이 조금 아쉽네용 ㅠㅠ
세 번째 경기는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와 김민호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가 등장할 때는 거수 경례를 하면서 예의바른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 내에서는 완전히 악역같은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악역스러운 쇼맨쉽을 펼치며 하는 얘기가 뭔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상대의 목을 짓밟는다던지... 가슴팍에 발을 올린다던지 하는 경기 운영이 좋았습니다.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의 슈퍼킥이나 런닝 하이 니 스트라이크는 정말 강렬했고 김민호 선수는 챱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오오하라 선수를 링포스트에 기대어 두고 날리는 챱은 어후...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었네요. 이후 런닝 드랍킥도 아주 멋졌고 상대의 팔을 잡아서 몸을 뒤로 돌려 보더 시티 스트레치같은 섭미션으로 연결하는 기술과 져먼 슈플렉스 브릿지 핀은 그저 일품이었습니다. 헤비급에 가까운 체격이셔서 그런지 코너 런닝 크로스라인도 확실히 보다 묵직한 맛을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오오하라 선수가 기무찌를 외치고 달려들 때 김민호 선수가 래리어트로 카운터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경기의 마지막이 DQ로 끝나 다소 허무하긴 했지만 아주 좋은 경기였습니다.
네 번재 경기는 코다마 유스케 선수와 아키라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아키라 선수의 머리색깔과 경기복이 까맣게 변한 모습이 눈에 띄었네요. 경기는 좋았는데 초반 코다마 유스케 선수가 암드래그 공방에서 앞서며 아키라 선수의 팔을 계속 암락으로 조이다가 링 밖으로 몸을 날리려 할 때 아키라 선수가 코다마 선수의 발을 잡아끌어 왼쪽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쳐보였습니다. 피겨 포 레그락도 나왔었네요. 아무튼 그렇게 영리한 경기 운영을 펼치다가 코다마 선수가 드롭킥 등으로 반격을 해내면서 경기가 재밌게 진행되기 시작했고 코다마 선수가 에이프런에서 뛰어드는 장면도 있었는데 제가 있던 좌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각도라 어떤 기술을 썼는지는 자세히 볼 수가 없었어요. 곧이어 두 선수가 포어암 공방을 벌이다가 엔지그리와 슈퍼킥을 차례로 주고받고 뻗는 장면은 단연 최고였고, 우리나라에서 저런 고퀄리티의 레슬링 경기 패턴을 볼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후 코다마 선수의 슈퍼킥과 토네이도 DDT, 아키라 선수의 샤이닝 위져드 등 주요 기술들이 나왔고 서로 문썰트와 날다람쥐 스플래쉬를 피하거나 막아내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결국에 승리를 챙겨간 베테랑 아키라 선수의 탑로프 미사일 드랍킥이나 종회전 래리어트, 날다람쥐 스플래쉬같은 기술들을 보면은 젊지 않은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제 앞에 중딩, 고딩들이 모여있었는데 코다마가 경기 전에 그 애들 중 한 명에게 티셔츠를 벗어다줬고 걔들이 서로 가지겠다고 난장판을 피울 때는 다른 분들은 웃으셨지만 전 그거보고 우리나라 레슬링 산업이 많이 안좋긴 하지만 관전문화가 이 정도인가 싶어서 창피하드라구요 ㅠㅠ 경기 후에 코다마가 그 애들과 다른 애들 머리를 쓰담쓰담하면서 쾌활하게 퇴장하는 걸 보니 귀염돋더라구요.
메인 이벤트는 사실....... 경기 내용으로는 정말 좋은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강형관 선수는 레더페이스가 가볍지 않기는 하지만 스쿱 슬램을 쓰시는 모습도 벅차보이는 것이 안쓰러웠고, 탑로프에서 뛰어내리는 무리한 기술보다는 그냥 기본기만 제대로 하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지심 선수는.... 헤드벗도 어정쩡하셔서 ㅠㅠ 걷는 걸 보니 무릎 상태도 많이 안좋아보이시는 게 참 사람 짠하게 만드시드라구요. 케니 러시와 레더페이스 선수는 당연히 악역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기본적인 기술을 쓸 따름이었습니다. 그저 경기 전 레더페이스 선수의 멋진 전기톱 불꽃쇼를 못찍은 게 한이 될 뿐입니당 ㅠㅠ
그저 그런 경기가 이어지다 약 8분만에 레더페이스 선수의 체어샷으로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고, 당연히 왕표 아저씨께서 출ㅋ동ㅋ하셔서 악역군단들을 멋진 킥들로 쓸어주신 뒤 수어사이드 다이브로 몸까지 날리셨지요! 마무리 멘트 후 흥행은 깔끔히 끝이 났습니다.
경기 후 선수들께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그러고보니 경황이 없어서 싸인은 한장도 못받았네요 ㅠㅠ 저처럼 한참 남아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거의 없었고 어린 아이들과 부모님 몇분 만이 남아계시더라구요.
사실 제가 셀카를 잘 찍는 편이 아닌데 그래도 정말 인증할 만한게 필요하다 싶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선수들과 찍었는데, 먼저 코다마 유스케 선수와 사진을 찍었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키가 되게 작드라구요... 제가 키가 정확히 170.1인데 저보다 꽤 작아보이던... 160 초중반에서 중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재밌는 표정으로 찍어주신 데다가 영어로 "아 당신 경기 정말 재밌게 봤다. SMASH랑 WNC 좋아한다."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고맙다고 말하며 웃으면서 답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ㅠㅠ 사실 팬한테 띠껍게 대할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것만으로 어쨌든 좋았어요 ㅠㅠ
이후 이왕표 선생님을 보좌하며 나오시는 조경호 선수께 소심하게 말을 걸어 사진 한 번 찍을 수 있었고 멋진 손동작을 취해주시더라구용. 12월달 다시 제로원에 참전하신다는데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아키라 선수를 발견하고 역시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일본어가 안되서 코다마 선수에게 했던 말과 거의 똑같이 말을 전한 것 같아요 ㅠㅠ 아키라 선수는 나이가 좀 있으셔서 그런지 좀 더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시더라구요. 카리스마! 키는 저보다 조금 크셨어요.
마지막으로 케니 러쉬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대화하면서는 제가 먼저 너와 나는 트위터 친구다라고 운을 뗐어요. 근데 아이디 물어보시길래 약간 어벙벙하다가 일단 사진부터 찍자고 해서 넘어갔고... 케니 러쉬 선수가 역시 감사하게도 정말 익살스럽게 찍어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그리곤 제가 "ECCW를 좋아한다, 아르테미스 스펜서, 토니 바로니, 시드 사일럼같은 선수들을 알고 있다"라고 하니까 정말 눈이 커지면서 좋아하셨고 "그 단체에서 당신의 모습을 더 보고프다"라고 말하니 놀랍게도 "MMA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시드라구요. 그리고 2013년 1월 쯤에나 ECCW에 나오신다고 얘기를 하셨고, "토니 바로니와 아르테미스 스펜서의 경기를 재밌게 봤다"고 말하니까 "바로니는 나의 제자다"라고 깨알 자랑도 하시고 스펜서의 재능을 아주 칭찬하시더라구요. "드래곤게이트! 드래곤게이트에 가야한다"는 식으로 얘기도 하시고 ㅋㅋㅋㅋ 저는 중간에 "난 한국의 몇 안되는 인디 레슬링 팬이다."라는 식으로 나름대로의 어필을 하고 ECCW의 선수들을 일본이나 미국같은 더 큰 무대에서 보고 싶다는 언질도 했고 케니 러쉬 선수가 먼저 "너 내친구 아냐? 카일 오 라일리?"라는 식으로 얘기를 또 이어가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나 애덤 콜과 카일 오 라일리의 베스트 인 더 월드에서의 매치를 너무 좋아한다!"라고 말하니까 "그래, 애덤 콜 이가 나갔었지."라고 또 웃으면서 답변을 해주셨어요...! 마지막으로 트위터로 사진을 보내달라고 정말 친절하게 말해주셨고, 버스에 타야한다고 하셔서 아쉽게 헤어지실 수 밖에 없었네요 ㅠㅠ
마지막으로 김민호 선수, 도이 코지 선수,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를 따로 못뵌 건 너무나도 아쉽긴 했지만 경기 내에서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던 친절한 케니 러쉬 선수와의 대화 하나만으로도 첫 관전인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수확이었고, 직접보니 챱의 타격음이라던지 선수들이 메쳐질 때의 그 링에서 나오는 파열음이 생각보다 심장을 쿵쾅거리게 해서 생각보다 경기들 수준 자체도 높았지만 컴퓨터로 봤다면 조금은 더 무심하게 봤을 경기들을 훨씬 재밌게 보았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웠어요. 직관의 참묘미를 깨달은 것 같아 괜시리 뿌듯하기도 했고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프로레슬링 흥행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WA든 PLA든 그 외 다른 단체든 직접보는 레슬링 흥행은 무조건 추천드려요!
밑으로는 사진을 그냥 무작위로 올려봅니다. 급하게 도착하느라 좋지 못한 자리에 앉았다는 점, 좋은 장면들을 거의 못찍었다는 점, 핸드폰인 관계로 좋지 못한 화질은 양해해주십사 ㅠㅠ 개인적으로는 그냥 인증에 의의를 두고자 하네요 ㅠㅠ



관중수는 이 정도네요. 한 200에서 300명 정도는 되보이죠?





















1. 타카하시 마사야 def. 시노세 마도시치 **1/2
- 약 6분만에 타카하시가 문썰트 프레스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2. 도이 코지 def. 조경호 **3/4
- 도이 코지 선수가 스완턴 밤을 피한 뒤 라 마히스트랄 롤업으로 약 7분만에 핀폴승을 거뒀습니다.
3. 김민호 def. 오오하라 하지메 ***
- 약 9분만에 김민호 선수가 오오하라의 뒷발 로우블로우로 반칙승을 거뒀습니다.
4. 세미 파이널 : 아키라 def. 코다마 유스케 ***1/2
- 아키라가 져먼 슈플렉스에 이은 날다람쥐 스플래쉬로 약 13분만에 핀폴승을 거뒀습니다.
5. 메인 이벤트 : 노지심 & 강형관 def. 케니 러쉬 & 레더페이스 *
- 노지심 & 강형관 팀이 약 8분만에 레더페이스의 체어샷으로 반칙승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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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귀찮은 것도 좀 있었고, 첫 직관으로는 좀 더 제대로 된 흥행을 볼까... 아니면 그냥 처음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한 번 가볼까하는 고민도 들어서 바로 오늘 낮까지만 해도 정말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학원 마치는대로 버스를 탔습니다. 헌데 출발하면서부터 오늘 수업이 원래 마치던 시간보다 20분 늦게 끝난데다가 바로 눈 앞에서 버스 한대를 놓쳐서 조금 조바심이 들었어요. 게다가 김해에 살지 않아서 지리도 잘 몰라 버스 내려서 택시탈까 생각했는데... 택시도 잘 안잡히더라구요 ㅠㅠ 막상 가보니 걸어가도 될만한 거리이긴 했지만 예정된 6시 30분보다 거의 한시간 지체된 상황이라 아무튼 택시타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가니까 다행히도 마침 첫번째 경기가 시작되더라구요. WNC의 두 신인 선수들의 대결이었습니다. 액면가로는 9살 어린 타카하시 선수가 더 노안이었습니다. 아직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선수들답게 스쿱 슬램이나 크로스라인, 보스턴 크랩같은 기초적인 기술들로 경기를 박력있게 풀어나갔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타카하시 선수의 드랍썰트에 가까운 멋진 드랍킥들이었습니다. 탑로프 무브들도 좋았는데 시노세 선수의 탑로프 다이빙 손날챱도 좋았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던 타카하시 선수의 문썰트 프레스도 깔끔했네요. 오프닝 경기로 좋았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도이 코지 선수와 조경호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초반 두 선수가 벌였던 깔끔한 체인 레슬링 공방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링 밖에서의 난투가 펼쳐지기 시작했는데 도이 코지가 조경호 선수를 바로 제 앞으로 내던지면서 조경호 선수가 의자 더미에 놔뒹굴어지셨는데 그 때 저는 너무 태연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ㅠㅠ 문득 '아 내가 경기에 진짜 더 몰입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 선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헝. 아무튼 이후 도이 코지 선수가 링 안에서 기본적인 슬램, 슈플렉스, 타격기와 보스턴 크랩으로 경기 운영을 펼치셨고... 그래도 1경기에서 타카하시 선수가 보여준 보스턴 크랩보다는 조금 더 좋은 각도의 보스턴 크랩을 보여주더라구요. 하지만 조경호 선수의 활약상이 훨씬 더 빛났다고 할 수 있었는데 휠배로우 암드래그나 코너 런닝 포어암, 틸트휠 헤드시져스 등의 한국 선수에게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너무나도 화려한 하이 플라잉 무브들 자체가 정말 아름다웠고 피셔맨 슈플렉스 브릿지도 정말 완벽했었네요. 중간에 도이 코지 선수와 조경호 선수가 단순히 합이 맞지 않았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도이 코지 선수의 파워밤을 조경호 선수가 허리케인라나로 반격하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고 조경호 선수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만한 상대였는데 패배하신 것이 조금 아쉽네용 ㅠㅠ
세 번째 경기는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와 김민호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가 등장할 때는 거수 경례를 하면서 예의바른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 내에서는 완전히 악역같은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악역스러운 쇼맨쉽을 펼치며 하는 얘기가 뭔 말인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상대의 목을 짓밟는다던지... 가슴팍에 발을 올린다던지 하는 경기 운영이 좋았습니다.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의 슈퍼킥이나 런닝 하이 니 스트라이크는 정말 강렬했고 김민호 선수는 챱이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오오하라 선수를 링포스트에 기대어 두고 날리는 챱은 어후...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었네요. 이후 런닝 드랍킥도 아주 멋졌고 상대의 팔을 잡아서 몸을 뒤로 돌려 보더 시티 스트레치같은 섭미션으로 연결하는 기술과 져먼 슈플렉스 브릿지 핀은 그저 일품이었습니다. 헤비급에 가까운 체격이셔서 그런지 코너 런닝 크로스라인도 확실히 보다 묵직한 맛을 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오오하라 선수가 기무찌를 외치고 달려들 때 김민호 선수가 래리어트로 카운터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경기의 마지막이 DQ로 끝나 다소 허무하긴 했지만 아주 좋은 경기였습니다.
네 번재 경기는 코다마 유스케 선수와 아키라 선수의 경기였습니다. 아키라 선수의 머리색깔과 경기복이 까맣게 변한 모습이 눈에 띄었네요. 경기는 좋았는데 초반 코다마 유스케 선수가 암드래그 공방에서 앞서며 아키라 선수의 팔을 계속 암락으로 조이다가 링 밖으로 몸을 날리려 할 때 아키라 선수가 코다마 선수의 발을 잡아끌어 왼쪽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쳐보였습니다. 피겨 포 레그락도 나왔었네요. 아무튼 그렇게 영리한 경기 운영을 펼치다가 코다마 선수가 드롭킥 등으로 반격을 해내면서 경기가 재밌게 진행되기 시작했고 코다마 선수가 에이프런에서 뛰어드는 장면도 있었는데 제가 있던 좌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각도라 어떤 기술을 썼는지는 자세히 볼 수가 없었어요. 곧이어 두 선수가 포어암 공방을 벌이다가 엔지그리와 슈퍼킥을 차례로 주고받고 뻗는 장면은 단연 최고였고, 우리나라에서 저런 고퀄리티의 레슬링 경기 패턴을 볼 수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후 코다마 선수의 슈퍼킥과 토네이도 DDT, 아키라 선수의 샤이닝 위져드 등 주요 기술들이 나왔고 서로 문썰트와 날다람쥐 스플래쉬를 피하거나 막아내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결국에 승리를 챙겨간 베테랑 아키라 선수의 탑로프 미사일 드랍킥이나 종회전 래리어트, 날다람쥐 스플래쉬같은 기술들을 보면은 젊지 않은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제 앞에 중딩, 고딩들이 모여있었는데 코다마가 경기 전에 그 애들 중 한 명에게 티셔츠를 벗어다줬고 걔들이 서로 가지겠다고 난장판을 피울 때는 다른 분들은 웃으셨지만 전 그거보고 우리나라 레슬링 산업이 많이 안좋긴 하지만 관전문화가 이 정도인가 싶어서 창피하드라구요 ㅠㅠ 경기 후에 코다마가 그 애들과 다른 애들 머리를 쓰담쓰담하면서 쾌활하게 퇴장하는 걸 보니 귀염돋더라구요.
메인 이벤트는 사실....... 경기 내용으로는 정말 좋은 말을 할 수가 없는데 강형관 선수는 레더페이스가 가볍지 않기는 하지만 스쿱 슬램을 쓰시는 모습도 벅차보이는 것이 안쓰러웠고, 탑로프에서 뛰어내리는 무리한 기술보다는 그냥 기본기만 제대로 하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지심 선수는.... 헤드벗도 어정쩡하셔서 ㅠㅠ 걷는 걸 보니 무릎 상태도 많이 안좋아보이시는 게 참 사람 짠하게 만드시드라구요. 케니 러시와 레더페이스 선수는 당연히 악역다운 모습을 보이면서 기본적인 기술을 쓸 따름이었습니다. 그저 경기 전 레더페이스 선수의 멋진 전기톱 불꽃쇼를 못찍은 게 한이 될 뿐입니당 ㅠㅠ
그저 그런 경기가 이어지다 약 8분만에 레더페이스 선수의 체어샷으로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고, 당연히 왕표 아저씨께서 출ㅋ동ㅋ하셔서 악역군단들을 멋진 킥들로 쓸어주신 뒤 수어사이드 다이브로 몸까지 날리셨지요! 마무리 멘트 후 흥행은 깔끔히 끝이 났습니다.
경기 후 선수들께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그러고보니 경황이 없어서 싸인은 한장도 못받았네요 ㅠㅠ 저처럼 한참 남아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거의 없었고 어린 아이들과 부모님 몇분 만이 남아계시더라구요.
사실 제가 셀카를 잘 찍는 편이 아닌데 그래도 정말 인증할 만한게 필요하다 싶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선수들과 찍었는데, 먼저 코다마 유스케 선수와 사진을 찍었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키가 되게 작드라구요... 제가 키가 정확히 170.1인데 저보다 꽤 작아보이던... 160 초중반에서 중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재밌는 표정으로 찍어주신 데다가 영어로 "아 당신 경기 정말 재밌게 봤다. SMASH랑 WNC 좋아한다."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고맙다고 말하며 웃으면서 답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ㅠㅠ 사실 팬한테 띠껍게 대할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것만으로 어쨌든 좋았어요 ㅠㅠ
이후 이왕표 선생님을 보좌하며 나오시는 조경호 선수께 소심하게 말을 걸어 사진 한 번 찍을 수 있었고 멋진 손동작을 취해주시더라구용. 12월달 다시 제로원에 참전하신다는데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나오는 아키라 선수를 발견하고 역시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일본어가 안되서 코다마 선수에게 했던 말과 거의 똑같이 말을 전한 것 같아요 ㅠㅠ 아키라 선수는 나이가 좀 있으셔서 그런지 좀 더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시더라구요. 카리스마! 키는 저보다 조금 크셨어요.
마지막으로 케니 러쉬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나중에 대화하면서는 제가 먼저 너와 나는 트위터 친구다라고 운을 뗐어요. 근데 아이디 물어보시길래 약간 어벙벙하다가 일단 사진부터 찍자고 해서 넘어갔고... 케니 러쉬 선수가 역시 감사하게도 정말 익살스럽게 찍어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그리곤 제가 "ECCW를 좋아한다, 아르테미스 스펜서, 토니 바로니, 시드 사일럼같은 선수들을 알고 있다"라고 하니까 정말 눈이 커지면서 좋아하셨고 "그 단체에서 당신의 모습을 더 보고프다"라고 말하니 놀랍게도 "MMA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시드라구요. 그리고 2013년 1월 쯤에나 ECCW에 나오신다고 얘기를 하셨고, "토니 바로니와 아르테미스 스펜서의 경기를 재밌게 봤다"고 말하니까 "바로니는 나의 제자다"라고 깨알 자랑도 하시고 스펜서의 재능을 아주 칭찬하시더라구요. "드래곤게이트! 드래곤게이트에 가야한다"는 식으로 얘기도 하시고 ㅋㅋㅋㅋ 저는 중간에 "난 한국의 몇 안되는 인디 레슬링 팬이다."라는 식으로 나름대로의 어필을 하고 ECCW의 선수들을 일본이나 미국같은 더 큰 무대에서 보고 싶다는 언질도 했고 케니 러쉬 선수가 먼저 "너 내친구 아냐? 카일 오 라일리?"라는 식으로 얘기를 또 이어가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아 나 애덤 콜과 카일 오 라일리의 베스트 인 더 월드에서의 매치를 너무 좋아한다!"라고 말하니까 "그래, 애덤 콜 이가 나갔었지."라고 또 웃으면서 답변을 해주셨어요...! 마지막으로 트위터로 사진을 보내달라고 정말 친절하게 말해주셨고, 버스에 타야한다고 하셔서 아쉽게 헤어지실 수 밖에 없었네요 ㅠㅠ
마지막으로 김민호 선수, 도이 코지 선수, 오오하라 하지메 선수를 따로 못뵌 건 너무나도 아쉽긴 했지만 경기 내에서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던 친절한 케니 러쉬 선수와의 대화 하나만으로도 첫 관전인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수확이었고, 직접보니 챱의 타격음이라던지 선수들이 메쳐질 때의 그 링에서 나오는 파열음이 생각보다 심장을 쿵쾅거리게 해서 생각보다 경기들 수준 자체도 높았지만 컴퓨터로 봤다면 조금은 더 무심하게 봤을 경기들을 훨씬 재밌게 보았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웠어요. 직관의 참묘미를 깨달은 것 같아 괜시리 뿌듯하기도 했고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프로레슬링 흥행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WA든 PLA든 그 외 다른 단체든 직접보는 레슬링 흥행은 무조건 추천드려요!
밑으로는 사진을 그냥 무작위로 올려봅니다. 급하게 도착하느라 좋지 못한 자리에 앉았다는 점, 좋은 장면들을 거의 못찍었다는 점, 핸드폰인 관계로 좋지 못한 화질은 양해해주십사 ㅠㅠ 개인적으로는 그냥 인증에 의의를 두고자 하네요 ㅠㅠ



관중수는 이 정도네요. 한 200에서 300명 정도는 되보이죠?






















덧글
코다마의 표정은 친근한 인상이 드는군요^^.
좋은 경험 하셨네요. 링에서 범프할때나는 파열음이 사람 심장을 때리는게 참 기분이 흥분되게 하지요.
확실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ㅠㅠ 그 링의 파열음이 생각보다 딱딱하게 느껴지고 정말 가슴에 울리는 게 생기더라구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