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의 2013년도 경기 몇 개 간략 리뷰 WWE & TNA

CM Punk v. John Cena - 2013년 2월 25일 RAW

2011년 머니 인 더 뱅크 이후로 이 두 선수를 대체로 중요한 순간에 맞딱드리게 하면서 빅매치 느낌을 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실 중요한 타이밍에 붙어도 그렇게 긴장감이 들지 않은 경기도 있는데 이 두 선수의 경기는 항상 빅매치 그 이상의 특별한 느낌까지 받게 됩니다. 단순히 CM펑크가 파이프 밤 사건을 기점으로 존 시나와 함께 명실상부 WWE의 독보적인 메인이벤터가 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정말 이 두 선수가 링 안에 있으면 그냥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실 이 두 선수 사이에 흐르는 묘한 마법같은 기운을 떠나서 챔피언쉽에 걸리지 않은 경기임에도 스페셜 링 아나운싱이 있었을 정도로 WWE가 이 경기를 명경기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긴 했었고, 제리 롤러와 마이클 콜은 이 경기의 중요성이나 펑크와 시나의 천적 관계 등을 언급하면서 이 경기에 조미료를 팍팍 뿌려주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경기 자체만으로도 정말로 정말로 훌륭했습니다. 얼마 전에 본 평 중에 "존 시나는 레슬링을 하려고도 하지 않는데, 그래도 더 락은 레슬링을 하려고 한다."라는 말을 보고 진한 공감과 함께 씁쓸함을 느꼈는데 그래도 빅매치에서만큼은 시나가 레슬링을 한다는 느낌은 여전히 주진 못해도 정말 더 열심히 한다라는 느낌을 받게되는 것 같아요. 사실 레슬링을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시나에 대한 악평은 기본적으로 기술력에 대한 부분 내지 다소 정형화된 패턴에 대한 부분 때문이라고 보는데 적어도 이 경기에서(크게는 펑크와의 경기에서?) 만큼은 달랐던 것 같아요. 기술력의 경우엔 갑자기 확 좋아지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패턴에 대한 부분은 시나의 그 플라잉 숄더태클-밸리 투 백 슈플렉스-피스트 드랍으로 이어지는 콤보를 펑크가 다른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참 절묘하게 반격해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두 선수 모두 서로를 만나면 평소 쓰지않던 기술까지 쓰면서 승리에 대한 열망을 잘 보여주는데 지난 나이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는 시나의 수어사이드 다이브나 펑크의 문썰트가 나오더니 이 경기에선 시나가 싯아웃 파워밤, 펑크가 파일드라이버를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뜬금 허리케인라나에 이은 AA는 최고의 마무리였어요.

중요한 길목에서 마침내(?) 천적 펑크를 꺾은 시나인데 이제 PG 시대 아이콘들 간의 라이벌 관계에서 남은 건 단 하나, 레슬매니아에서의 대결로 보입니다. 언더테이커의 몸상태를 볼 때... 이제 정말 은퇴할 때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여 바로 내년 레슬매니아에서 존 시나와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레슬매니아 "30"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시대를 대표하는 두 선수 간의 맞대결이 펼쳐져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향후 2~3년 내에 두 선수 간의 레슬매니아에서의 대결이 꼭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2




CM Punk v. The Undertaker - 2013년 4월 6일 레슬매니아

언더테이커 대 CM 펑크는 훌륭한 경기였습니다. 사실 두 선수 모두 몸이 성치 않은지라 기술적으로는 거의 삑사리에 가까운 GTS도 있었고 헬스게이트에 대한 어색했던 아나콘다 바이스 카운터 등 여러 흠들이 있었으나 경기운영이 참 노련하게 됐던 것 같아요. CM 펑크가 악역다운 경기운영을 펼쳐보이면서 곧이어 시그네쳐 무브들이 터져나오다, 언더테이커가 전형적인 패턴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소강상태로 잠시 접어들고 그리고 링 밖에서의 액션으로 다시 경기 분위기를 환기시킨 뒤 환상적인 니어폴들에 이어 경기를 마무리시키는 이 흐름들이 너무너무 깔끔했네요. 펑크가 처음부터 언더테이커를 도발하면서 아주 얄미운 표정연기들을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마지막 툼스톤을 시도하기 전에 목에 선을 그으면서 보여줬던 표정은 압권이었습니다. 중간중간 폴 헤이먼의 개입은 아주 적절했습니다.

****1/4



William Regal v. Kassius Ohno - 2013년 3월 21일 WWE NXT (4월 10일 방송)


WWE 본무대가 아닌 "NXT"이기에 볼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딘 앰브로스 대 윌리엄 리갈 경기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경기였습니다. 올초 나카무라 신스케 대 사쿠라바 카즈시는 이종격투기가 가미된 실전느낌의 레슬링 경기였다면 이 경기는 그냥 레슬링다운데 정말 실전같다는 느낌을 주는 경기였습니다. 리걸은 아주 세밀하고 정교한 섭미션 워크들을 보여주었고, 이에 카시어스 오노는 아주 잔혹한 타격기들을 터뜨리면서 거친 경기가 이어졌지만 여느 리걸의 경기들과 다를 바 없이 빠르지 않은 템포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으나 두 선수가 뛰어난 접수를 보여주면서 경기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오노가 리걸의 손가락 공략에 빠져나와 손가락을 제대로 끼우려는 모습, 리걸이 오노의 강한 킥들에 눈이 풀리기도 하고 휘청거리며 Come on을 외치는 모습에서는 그 누가 극적인 느낌을 받지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마지막에 터진 역전 엘보 카운터와 니 리프트는 이 훌륭한 경기를 끝내는 데 있어서 더할 나위없는 마무리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