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H, 데쓰 비포 디스아너 XI 그리고... Pt.2 North America and UK Indy



4. 애덤 콜은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



ROH는 공석인 월드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기존의 유력한 타이틀 컨텐더였던 케빈 스틴과 마이클 엘긴을 1:1로 붙이는 대신 토너먼트를 택했습니다. 토너먼트 기간이 두 달 여 정도로 너무 길어서 그 사이 스토리라인이 중심없이 붕뜨게 된다는 점이 문제이긴 했지만 새로운 월드 챔피언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이슈를 길게 끌고 갈 수 있었고 좋은 매치업들을 토너먼트라는 확실한 명분하에 짤 수 있었기에 최근 좋은 매치업의 부재를 어느정도 겪고 있는 ROH에 있어서는 가장 좋은 옵션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도 토너먼트 기간 동안 좋은 경기들이 나오기도 했고, 데쓰 비포 디스아너 당일에 펼쳐진 준결승 경기들과 결승전은 올해의 경기 후보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명경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토너먼트의 결과가 옳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데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최근 ROH와 ROH의 월드 타이틀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애덤 콜에게 ROH 월드 챔피언이라는 감투는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덤 콜은 CZW 쥬니어 헤비급챔피언으로써 지루하지 않은 장기집권을 해낸 바가 있고, 현재 PWG 월드 챔피언으로 좋은 재임기간을 이어나가고 있긴기도 하지만 역사와 전통을 지닌 ROH 월드 챔피언에 등극한다는 것, ROH 메이져를 향해 가는 단체의 탑이 된다는 것은 앞의 두 챔피언에 비해서 무게감이 훨씬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좋지 못했던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지난 ROH 월드 챔피언들은 소위 "**** 이상의"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카리스마를 겸비했었습니다. 허나 애덤 콜의 능력은 여러모로 에매합니다. CZW나 PWG에서는 Panama City Playboy라는 캐릭터나 S**k my Dick같은 유행어로 색깔있는 악역을 소화해냈다면 ROH에서는 다른 단체에서 보여준 모습에 비해 개성이 많이 옅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좋은 경기력에 비해 명경기를 너무 만들어내지 못하는 편입니다. 애덤 콜은 ROH에서 뿐 아니라 다른 단체들에서 좋은 경기들을 펼쳐왔을 뿐 명경기라고 할만한 경기를 펼치지 못했는데요, 2012년부터 펼쳐온 싱글 매치 중 확실하게 명경기라 할만했던 경기는 카일 오 라일리와 하이브리드 파이팅 룰로 펼친 경기와 이번 월드 타이틀 토너먼트 준결승,결승 경기 뿐이었습니다. ROH 월드 챔피언이라면 왠만한 상대를 만나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야 하고, 기량이 좋은 선수들과는 명경기를 펼칠 수 있어야만 한다고 봅니다.



둘째로 많은 팬들이 대체로 ROH를 인디 No.1 단체로 분류하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현재 ROH의 위치는 확실히 인디라고 할 수도 확실히 메이져라고 할 수 없는 어중간한 상태에 있지만 ROH의 목표는 분명해 보입니다. 모회사의 지원과 함께 TV쇼 방영 지역을 게속해서 늘려가고 있고, 라이브 iPPV는 계속된 문제로 중단한 상태이지만 지난 데쓰 비포 디스아너는 Gfl의 도움으로 무료로 방영하는 등 라이브 iPPV 방송 재개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으며,  전속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타단체 iPPV 출전을 금지하거나 WrestlingTees 사이트에서의 개인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볼 때 그들의 목표는 확실히 인디 No.1 자리 유지가 아닌 메이져 단체로의 성장으로 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메이져 단체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될만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로스터의 무게감에 대한 문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로스터의 무게감은 바로 눈에 보이는 체격적인 부분에서의 무게감입니다.

쥬니어헤비급 레슬링도 언제나 큰 인기를 끌고 일본에서도 쥬니어 헤비급과 헤비급 간의 경기가 최근들어 꽤 보이긴 하지만 레슬링에서 체구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헤비급 선수들 간의 경기가 시각적으로 훨씬 더 다이나믹한만큼 싸이콜로지가 부족하더라도 기술들의 임팩트로 관중들이나 팬들에게서 반응을 끌어내기가 쉽기 때문입니다.불어 매치업의 무게감은 단순히 선수의 개인기량과 네임벨류에 스토리라인 뿐 아니라 선수의 체격적인 조건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메이져 단체에서 체격의 중요성은 더욱 더 요구되는 편입니다,  WWE나 신일본, 하물며 TNA도 매치업의 무게감이 ROH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단체의 몸집이 그들이 더 크기 때문만이 아니라 선수들의 체격적인 조건에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ROH가 메이져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하이 카더와 메인 이벤터 쪽에 헤비급 선수들이 좀 더 많이 보여야하고, 아메리칸 울브스의 WWE 진출은 ROH에게 있어서 위기가 될 수 있지만 그들의 공백을 몬스터 마피아나 다른 헤비급 선수들의 영입으로 메꿔 헤비급 선수층을 두텁게 해 오히려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에 메이져 단체다운 모양새라도 내고자 한다면 단체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 챔피언에 헤비급 선수가 등극해야 한다고 봅니다. 




위와 같은 이유들에서 저는 애덤 콜이 챔피언에 등극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보고 마이클 엘긴이 챔피언에 오르거나 혹은 차라리 경기를 시간제한 무승부로 끝내는 결과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이클 엘긴이 지난 세 차례의 월드 타이틀 도전에서 각각 다른 선수에게 클린 핀폴패를 기록한 것은 엘긴의 캐릭터를 크게 약화시킬 수도 있었던 나쁜 부킹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엘긴은 어김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여전히 탑 컨테다운 위용을 보여주고 있고 이변이 없는 한 파이널 배틀에서 3전4기 끝에 월드 챔피언에 등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폰더링에서 데쓰 비포 디스아너가 끝난 이후 애덤 콜이 ROH를 바꿀 수 있을까와 비슷한 논조의 칼럼이 올라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가 보기엔 애덤 콜은 단순히 과도기 챔피언으로 보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ROH를 바꿀 수 있는 선수는 오직 마이클 엘긴이라고 생각하고, 엘긴을 과거 사모아 조 처럼 장기간 챔피언으로 밀면서 그 사이 다른 헤비급 선수들을 메인급으로 키워내고 조 대 펑크와 같은 라이벌 관계도 만들어낸다면 ROH가 과거 못지 않은 위상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