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개의 인디 프로레슬링 경기 (2) 90위~81위 North America and UK Indy


게으른 것도 있고... 알바 때문에 바쁜 것도 있고 해서 10개씩 쓰려니 확 부담감이 오네요. 앞으로 매일(도 정확히 될진 모르겠지만) 1경기씩 올려야겠습니다 ㅜㅠ



90위 : The Embassy(Jimmy Rave, Alex Shelly, Abyss & Prince Nana) vs. Generation Next(Austin Aries, Roderick Strong, Matt Sydal & Jack Evans) - Steel Cage Warfare

2005.12.03 ROH [Steel Cage Warfare]

"최초의 스틸 케이지 워페어"






최초의 스틸 워페어이자 근래에 펼쳐진 워게임 스타일의 경기들 중 단연 가장 뛰어난 경기였습니다. 제네레이션 넥스트는 2004년 5월 22일, 알렉스 쉘리가 그들이 ROH의 미래임을 천명하고 자신들의 그룹 이름으로 쇼의 제목까지 접수하겠다며 오스틴 에리즈, 잭 에반스 그리고 로데릭 스트롱과 함께 결성한 그룹이었습니다. 그리고 존 월터스, 지미 레이브, 맷 스트라이커, 지미 제이콥스, 세컨 시티 세인츠 등 쟁쟁한 선수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입지를 다져갔죠. 그러던 와중 10월 2일 "Midnight Express Reunion"에서 CM 펑크, 에이스 스틸, 지미 제이콥스 & 에이스 스틸 팀을 상대로 제네레이션 넥스트가 승리한 후 알렉스 쉘리가 ROH 월드 챔피언(당시 챔피언은 사모아 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냅니다. 이에 역시 상승세를 타던 에리즈 또한, 타이틀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으나 리더였던 쉘리는 그룹에 대한 충성을 다하라는 식으로 그를 무시했죠. 결국엔, 2004 파이널 배틀에서 일이 터지고 맙니다. 로데릭 스트롱과 팀을 이룬 알렉스 쉘리는 CM 펑크 & 에이스 스틸의 세컨 시티 세인츠와 맞붙어 CM 펑크의 아나콘다 바이스에 탭을 하고 맙니다. 이후 에리즈는 CM 펑크의 최근의 부재(당시 TNA에서도 활약하고 있던 쉘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제네레이션 넥스트 리더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쉘리에게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스트롱과 함께 쉘리를 공격했고 그를 제네레이션 넥스트에서 추방시켰죠. 이후 제네레이션 넥스트의 노선은 달라졌고 선역 그룹이 되었습니다. 친구까지 모두 잃고 스트롱과 에리즈에게 계속해서 혼나던 쉘리는 여름이 되어서야 자신의 동지를 찾았고, 자신이 엠버씨의 새로운 일원이 되었음을 밝히게 됩니다. 이후 두 팀의 대립관계는 TNA의 어비스가 엠버씨의 합류하고, 엠버씨의 제이드 청은 푸대접에 못이겨 제네레이션 넥스트의 코너에 서게 되고, 에반스의 부상으로 맷 사이델이 제네레이션 넥스트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고, 사이델의 매니져였던 데이지 헤이즈가 배신하고 엠버씨의 일원이 되는 등 설득력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불타올랐고 결국엔 최초의 스틸 케이지 워페어로 맞붙게 됩니다. 각 선수의 등장텀이 5분으로 다소 길어서 악역 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하며 시간을 끄는 부분이 있었지만 각 선수의 등장순서가 적절히 배치되었고, 각자 등장 후 1~2분 간의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어비스는 아주 빅 앤 스몰 다이나믹을 가져왔고, 제이드 청의 개입 그리고 잭 에반스의 등장은 이 경기 최고의 백미였습니다. 잭 에반스는 순식간에 철장 꼭대기 위에서의 미친짓을 두 번이나 저지르며 관중들을 열광케했고 탈락당할 때는 관중들의 Bullshit 챈트까지 이끌어냈죠. 경기 마지막, 쉘리와 레이브의 탈락 그리고 남은 에리즈와 스트롱이 프린스 나나를 혼내주며 경기를 끝내는 장면까지..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이 정말 준비한대로 잘 짜여진 느낌이었습니다. 근래에 펼쳐진 워게임 스타일의 경기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89위 : Kevin Steen© vs. Adam Cole - PWG World Championship Guerrilla Warfare

2012.12.01 PWG [Mystery Vortex]

"애덤 콜, 메인 이벤터로써의 시험무대"


애덤 콜은 2012년까지만 해도 유망주에 불과했습니다. 2011년 CZW 역사상 최장수 쥬니어 헤비급 챔피언으로 쌔미 칼러한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CZW에서는 입지를 확고히 했지만 ROH에서는 2011년 카일 오 라일리와 주로 퓨쳐 쇼크로 활동하다 후반기가 되어서야 싱글 매치를 가지기 시작했고, PWG에서도 카일 오 라일리와 퓨쳐 쇼크로 태그팀 경기만 펼치다 Battle Of Los Angeles 토너먼트에서야 처음으로 싱글 매치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애덤 콜은 PWG에서의 싱글 매치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었던 첫 Battle Of Los Angeles 토너먼트에서 엘 제네리코, 쌔미 칼러한, 에디 에드워즈 그리고 결승에서는 마이클 엘긴까지 단연 최고의 인디 레슬러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을 누르고 놀랍게도 우승을 거머쥐며 월드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이 토너먼트에서 그동안 퓨쳐 쇼크로써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CZW에서의 모습과 흡사한 비열한 악역으로 변모하게 되죠. 애덤 콜은 우승 후 스틴을 공격하고 그의 타이틀을 훔치며 스틴을 한껏 도발했고, 다음 쇼에서도 스틴을 벨트로 공격하면서 12월 1일에 타이틀 매치를 가지자고 도전장을 내밉니다. 애덤 콜의 이러한 행동으로 둘의 갈등이 빠른 시간에 깊어졌기 때문에 게릴라 워페어 조항이 추가되었습니다. 화가 잔뜩 치밀어있던 상태였던 스틴은 경기 초반부터 네 방향의 에이프런 모두에 애덤 콜을 파워밤으로 메치면서 콜을 호되게 밀어붙였습니다. 그럼에도 콜은 계속해서 살아났고, 경기의 내용 자체가 스틴의 혹독한 공격에 콜이 이겨내는 모양새였습니다. 결국 콜은 스틴의 피셔맨 버스터에 철재의자들 위에 떨어지고, 얼굴에 압정세례를 받으면서도 결국엔 스틴을 져먼 슈플렉스로 압정에 던지고 플로리다 키로 핀폴을 따내며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하게 됩니다. 이 경기는 당시 명경기가 없었던 애덤 콜에게 최초의 명경기였고 탑 네임들과 싸워도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해보였던 경기였습니다. 이후 애덤 콜은 챔피언으로써 성공적인 장기집권을 해내며 자신이 메인 이벤터감임을 입증했습니다.



88위 : Nick Mondo vs. Zandig - Best 2 out of 3 light tube log cabins

2003.07.26 CZW [Tournament Of Death II]

"닉 몬도를 은퇴하게 만든 그 장면"




이 경기는 닉 게이지와 더불어 CZW를 상징하는 존재인 닉 몬도와 잔딕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붙은 경기였습니다. CZW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악역이었던 적이 없는 선수들간의 맞대결이기도 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경기는 닉 몬도가 커리어를 일찍이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맙니다. 경기 내용보다도 팬들의 기억속에 남은 건 방금 앞서말한 그 계기가 된 장면이었습니다. 


몬도는 이 쇼가 펼쳐지기 전 건물의 지붕 높이를 보고 잔딕에게 "이건 너무 높아요."라고 말했지만 잔딕은 "생각해보고 답을 줘."라고 대답했고 몬도는 이에 '너무 높다고 말했잖아?'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JC 베일리와 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잔딕이 몬도를 찾아와 "어떻게 생각해?"라고 또 물었고, 몬도는 "말했잖아요. 너무 높다고."라고 대답했지만 잔딕은 "테이블은 세팅되었고, 팬들은 들어왔어. 우린 그걸 꼭 해야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몬도는 마지못해 위험하겠지만 다른때와 같이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그 장면을 행했고, 안그래도 손목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경기를 펼치던 몬도는 등에도 심각한 자상을 입게 됩니다. 이후 회복하는데만 족히 5개월이 걸렸죠. 몬도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그 장면을 했던 걸 후회섞인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몬도가 떠난 이후, 2003년 COD를 시작으로 매년 닉 몬도가 언젠간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팬들은 가졌고, CZW는 Papa Roach의 Last Resort를 틀면서 몬도가 컴백하는 듯 끊임없이 떡밥을 뿌리고 낚시질을 해댔습니다. 몬도가 레슬러로써는 아니지만 마침내 CZW로 돌아온 것은 마지막 경기 이후 무려 10년이 지난 2013년 Cage Of Death였고 자신을 존경해서 로리 몬도로 활약해온 로리 굴락의 데스매치 선수로써의 마지막 경기를 축하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87위 : CM Punk vs. Raven - Dog Collar

2003.07.19 ROH [Death Before Dishonor]

"스트레이트 에지 vs. ECW"



CM펑크에겐 가장 가혹한 고문


극과 극은 맞부딪칠 수 밖에 없는 법. 술,담배,마약을 하지 않는 "스트레이트-에지" CM 펑크와 담배, 술, 섹스 등 쾌락과 퇴폐로 상징되는 ECW의 아이콘 레이븐과의 충돌은 두 선수가 한 단체에 있는 이상 서로의 "이념적인 충돌"은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Code Of Honor"라는 엄격한 룰을 가지고 있던 보수적인 성향의 ROH에서 도리어 CM 펑크가 악역이 되고, 레이븐이 선역이 되는 그림은 둘간의 대립에 역설적인 재미를 부가했죠. 펑크는 레이븐을 응원하는 관중들과 레이븐을 약물 중독자라고 욕하면서 ROH의 탑힐로 순식간에 우뚝섰습니다. 


CM 펑크에게 있어서 크리스 히어로와의 라이벌 관계가 걸음마를 다 뗀 아이가 소년으로 커가는 과정이었다면, 레이븐과의 대립관계는 소년이 남자로 성장하는 과정과 같았습니다. 레이븐같은 베테랑 선수를 상대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고, ROH에서의 입지를 확실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악역임에도 팬들의 큰 지지도 얻게 된 펑크는 2004년에는 거의 선역으로써 활약하며 콜트 카바나와 함께 ROH 태그팀 챔피언에도 등극하고, 사모아 조와는 전설적인 라이벌 구도를 가지게 되었죠.


그 유명한 Second City Saints도 이 대립관계 안에서 탄생했습니다. 2003년 Night Of Champions에서 펑크는 스틸과 팀을 이뤘고, 카바나는 레이븐과 팀을 이뤄 태그팀 경기를 펼쳤습니다. 펑크와의 첫 맞대결에서 패배했던 레이븐은 스틸에게 핀폴승을 거두고난 뒤 펑크에게 재경기 요청 수락을 받고자 스틸을 DDT로 계속 공격했습니다. 펑크는 카바나에게 스승을 안구하고 뭐하느냐고 소리쳤고, 결국 카바나는 절친인 펑크의 말에 따라 레이븐을 공격하면서 Second City Saints가 탄생한것이죠. 



이 대립과정에서 레이븐과 펑크가 가진 네 번의 싱글 매치 중, 이 개목걸이 경기가 가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대립이 가장 뜨거웠을 때 펼쳐진 경기였고, 또 어쩌면 바로 이 프로모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네요.



86위 : Amazing Kong vs. MsChif

2007.04.07 SHIMMER [Vol.9]

"아코디언 토쳐랙"




어메이징 콩은 2002년 데뷔 경기는 캘리포니아 지역단체인 Empire Wrestling Federation에서 치뤘으나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주로 활약했습니다. WWWA 월드 챔피언에도 오르고, 아쟈 콩과 태그팀 챔피언에도 등극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뒤 2006년에서야 다시 미국에서 경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해였던 2007년은 어메이징 콩이 본격적으로 미국을 주무대로 삼기시작한 해였죠. 독보적인 체구와 파워로 처음부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어메이징 콩은 이 경기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SHIMMER에서 첫 싱글매치를 가졌던 상대 니키 록스보다도 미스치프는 더 작은 체구의 상대였기에 다윗 vs. 골리앗 구도로써의 다이나믹은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런 다이나믹을 가져가면서도 어메이징 콩의 민첩한 기술접수와 미스치프의 유연함으로 인해 굉장히 재밌는 공방이 펼쳐졌습니다. 어메이징 콩이 미스치프를 어깨에 들쳐메고 접었다 폈다하는 장면은 단연 이 경기하면 떠오르는 최고의 명장면이었고 후에 많은 팬들은 이 장면을 "아코디언 토쳐랙"이라고 회자하고 있습니다.

 


85위 : Austin Aries/Roderick Strong(C) vs. The Briscoes - ROH World Tag Team Championship

2006.08.12 ROH [Unified]

"역사적인 메인이벤트 때문에 다소 빛이 바랬던 경기"



왕년엔 노터치 스프링보드도 가능했던 마크 브리스코


ROH의 상징과도 같은 팀이 되어버린 더 브리스코즈와 함께 역대 ROH에서 가장 지배적이었던 태그팀을 꼽는다고 한다면 킹스 오브 레슬링과 더불어 단연 에리즈와 스트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에리즈와 스트롱은 훗날 더 브리스코즈가 자신들의 최장수 재임기간을 2일 갱신하고, 최다 방어기록을 1회 갱신하기 전 무려 273일간 18회의 방어를 기록했습니다. 두 팀은 Unified에서 맞붙기 전에 이미 Ring Of Homicide와 Destiny에서 두 차례나 맞붙었습니다. 두 차례나 졌던 브리스코즈에겐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는 경기였고, 이전의 경기들은 좋은 경기긴 했으나 훌륭한 경기가 되진 못했기에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줄 필요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열광적인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 건 다행이었죠.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이 경기는 두 팀간의 경기들 중 최고의 퀄리티였습니다. 전형적인 방식이 아니라 경기 내내 긴 흐름없이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며 큰 액션들이 나왔고, 장외 난투부터 피니싱 시퀀스까지는 환상적이었습니다. 한창 젊을 때의 브리스코즈이기에 스프링보드 더블팀 스파이크 제이 드릴러나 노터치 스프링보드 둠스데이 디바이스를 볼 수 있는 것은 덤이었죠. 바로 뒤의 너무나도 대단했던 메인 이벤트 때문에 이 경기 역시 너무나도 대단했음에도 다소 묻힌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84위 : The Osirian Portal© vs. The Colony - Campeonatos de Parejas One Fall Match

2009.01.25 CHIKARA [Revelation X]

"역사상 최초이자 (현재까진) 마지막인 원폴 캄피오네 데 파레하스 매치"



경기를 끝내는데 결정적이었던 충격적인 이집션 디스트로이어


오시리언 포탈은 콜로니보다 1년 여 더 늦게 데뷔했지만 데뷔부터 직쏘 & 쉐인스톰을 꺾고 이후에 치치 앤 클라우디, 딜리리어스 & 할로위키드 그리고 마이크 퀙큰부시 & 쉐인 스톰 등의 팀과 아주 좋은 경기들을 가지면서 신예답지않은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데뷔 1년만에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를 꺾고 캄피오네 데 파레하스에 등극하게 됩니다. 그런 파죽지세의 오시리언 포탈에 제동을 건 것은 콜로니였습니다. 2008 태그 월드 그랑프리 결승전 3자간 일리미네이션 경기에서 솔져 앤트가 오피디언에게 치카라 스페셜로 탭을 받아내며 우승을 거둔 것이죠. 3포인트를 따낸 콜로니는 2009년의 첫 쇼였던 Relevation X에서 오시리언 포탈에게 도전하게 되었고, 이 경기는 이례적으로 원폴 매치로 치뤄지게 됩니다.


오시리언 포탈의 악역으로써의 퍼포먼스는 이 경기에서 정말 눈부셨고, 특히 아마시스는 경기 시작부터 포탈이 콜로니를 급습하며 끊이지 않는 액션이 나오던 흐름에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을 당한 척 연기하며 경기의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고, 더 락의 피플스 엘보우를 따라하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이 당시의 오시리언 포탈이 경기를 주도하는 부분은 언제나 재밌었죠. 지금은 오시리언 포탈이 선역으로 활약한지가 오래되었지만 아무래도 오시리언 포탈은 악역으로써 더 빛나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팀은 아주 신선한 장면들을 연출해내기까지 하면서 평소 조용한 편인 2300 아레나의 관중들을 시끄럽게 만들었고, 사실상 경기를 끝냈던 탑로프 이집션 디스트로이어는 놀라웠습니다. 이 경기는 2009년을 빛냈던 두 팀간의 라이벌 관계의 시작이었으며 이후 Hiding In Plain Sight와 시즌 피날레쇼였던 Three Fisted Tales에서도 대단히 좋은 경기들을 펼쳤습니다.



83위 : Drake Younger vs. Thumbtack Jack - No Ropes Barbed Wire

2008.09.13 wXw [18+ Reloaded]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데스매치계의 라이벌"



이 경기에서 가장 잔혹했던 장면


드레이크 영거와 썸택 잭은 통틀어 서로 단 세 번의 싱글매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데스매치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 관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두 선수가 2007년 3월 Westside Dojo 흥행에서 펼친 SAW 데스매치도 많은 팬들이 언급하는 명경기 중 하나지만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뛰어났던 경기가 바로 2008년 9월 13일에 펼쳐진 노 로프 가시철선 경기였습니다. 가시철선은 압정이나 유리, 형광등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사용되어왔고, 안좋게 말하면 케케묵은 무기이지만 영거와 썸택 잭은 아주 잔혹한 방법으로 가시철선을 이용했습니다. 경기 시작 후 3분여만에 썸택 잭이 가시철선에 걸리고 말았고 이후 영거와 썸택 잭은 서로를 가시철선에 던지고, 슈플렉스로 떨어뜨리는 등 미친 공격들을 감행했습니다. 썸택 잭이 결국 영거를 크로스레그드 브레인버스터로 자신의 무릎에 떨구며 승리를 거두고 지난 2007년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잔혹한 경기였고 데스매치 팬이라면 꼭 추천드리고 싶은 경기입니다.



82위 : Age of the Fall(C) vs. Kevin Steen & El Generico - ROH World Tag Team Championship

2008.09.19 ROH [Driven]

"당시의 호평에 비해 가장 저평가받는 경기 중 하나"



에이지 오브 더 펄과 케빈 스틴 & 엘 제네리코, 두 팀 모두 ROH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태그팀들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초창기 ROH의 정규 PPV의 메인 이벤트들을 2회나 맡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팀들이었습니다.-브리스코즈는 2007년 맨업에서 딱 한 번 메인이벤트를 맡는 동안에- 두 팀은 당시 공석이 된 ROH 태그팀 타이틀을 두고 펼쳐졌던 토너먼트 Up for Grabs의 결승전에서 처음 맞붙었고 치열한 경기 끝에 에이지 오브 더 펄이 승리하며 사상 두 번째로 태그팀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후 두 팀은 싱글 매치로, 또 에이지 오브 더 펄의 다른 멤버인 네크로 버쳐나 조이 매튜스가 파트너가 되어 태그팀 경기로도 몇차례 맞붙으며 티격태격하긴 했지만 갈등을 빚었다고 하기에는 그 관계가 깊지 않았습니다. 이 경기의 초점은 데뷔 이후 1년 여동안 태그팀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던 케빈 스틴 & 엘 제네리코 팀이 마침내 그토록 절실하게 원하던 태그팀 챔피언에 등극하느냐였죠.


이 경기에서 케빈 스틴과 엘 제네리코에게서 그런 절실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틴과 제네리코는 에이지 오브 더 펄의 스피어/프로그 스플래쉬 콤보, 제이콥스의 엔드 타임, 타일러 블랙의 갓스 라스트 기프트를 모두 이겨냈고 프로그 스플래쉬/센턴 밤, 샤프슈터 등으로 경기를 끝낼 뻔한 순간을 몇 번이나 맞이한 뒤에야 패키지 파일 드라이버/브레인버스터를 작렬시키며 마침내 염원하던 태그팀 챔피언에 등극하게 됩니다. 뜨거운 관중들의 반응에 훌륭한 액션, 드라마틱함까지 더해졌던 경기였고 당시 수많은 팬들에게 최소 별 네개 반 이상에서 최대 다섯개의 점수를 받을 정도였지만 이상하게도 당시의 평가에 비해 현재는 회자가 많이 되지 못하는 경기입니다.



81위 : Ayako Hamada vs. Sara Del Rey - No DQ, No Count Out

2009.11.08 SHIMMER [Vol.28]

"SHIMMER 역사상 가장 거친 경기"



제 기억으로는 SHIMMER 역사상 그 얌전한 베르윈 이글스 클럽의 관중들이 모두 기립하면서 본 경기는 Vol.44에서 펼쳐지는 메디슨 이글스와 치어리더 멜리싸(후에 또 언급하겠지만)의 챔피언쉽 경기와 함께 바로 이 경기, 하마다 아야코 대 사라 델 레이 밖에 없었습니다. 후에 SHIMMER의 레귤러로 매번 (최소) 좋은 경기를 만들어내면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레슬러였던 하마다 아야코, 그리고 자타공인 현역 최고의 여성 레슬러 중 한명이었던 사라 델 레이의 첫만남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컸지만,(제 기억으로는) Vol.44에서의 메디슨 이글스와 치어리더 멜리싸간의 SHIMMER 챔피언쉽과 함께 SHIMMER 역사상 그 얌전한 베르윈 이글스 클럽의 관중들이 모두 기립하면서 본 유이한 경기라는 점은 이 경기 자체가 그만큼 뛰어났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싱글 매치라고 시작됐던 경기는 사라 델 레이의 철재의자 사용, 하마다의 경기속행 요구 그리고 브라이스 렘스버그의 융통성있는 판단으로 No DQ, No Count Out 경기가 되었고 이후 두 선수는 정말 치열한 장외난투를 펼쳤습니다. 하마다의 의자공격은 사라 델 레이의 정수리를 정말로 내려찍었고, 철재의자를 든 채 작렬했던 문썰트는 놀라웠습니다. 두 선수의 기술구사는 과거 전녀만큼은 아니지만 그것에 "조금" 못미칠 정도로 살벌했고 관중들은 모든 니어폴들에 빠져들었습니다. 잠시 나왔던 어설픈 로프워크에 이은 롤업장면만 아니었다면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도 있었던 대단한 경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