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우리가 기억해야 할 100개의 인디 프로레슬링 경기 (4) 79위 : 팀 어퍼컷 vs. 퀙큰부시 & 직쏘(CHIKARA) North America and UK Indy



79위 : Bryan Danielson & Claudio Castagnoli vs. Mike Quackenbush & Jigsaw
2009.09.13 CHIKARA [Hiding In Plain Sight]
"다니엘슨의 CHIKARA에서의 고별경기"




다니엘슨은 2009년 King Of Trios에서야 데이브 테일러, 클루디오 캐스탱욜리와 함께 "팀 어퍼컷"으로 토너먼트에 참가해 치카라에 데뷔했기 때문에 ROH나 PWG같은 단체들과는 달리 치카라와는 깊은 추억을 쌓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캐스탱욜리와의 인연도 있었던데다ROH,PWG와 함께 인디 탑3를 견주는 단체였기에 그가 고별경기를 위해 반년만에 치카라에 돌아온 것에 대해 "왜 굳이 치카라에서도 고별경기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2010년에 한 차례 해고를 당한 후 인디에서 몇 경기를 더 펼칠 때 CHIKARA에서도 에디 킹스턴, 팀 돈스트와 싱글매치를 더 가진적이 있긴 하지만 이 경기가 사실상의 치카라 고별무대였습니다. 

치카라에서 다니엘슨을 위해, 그를 통해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매치업이었습니다. 다니엘슨, 캐스탱욜리 그리고 퀙큰부시는 King Of Trios에서 각자 팀 어퍼컷, 그리고 1000개의 기술의 장인들이라는 팀으로 속해서 2라운드에서 맞붙기도 했었죠. 이 경기의 심판은 치카라의 심판이 아니라 다니엘슨과 절친한 ROH의 토드 싱클레어였습니다. 매치업이 좋아도 때때로 고별경기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단순히 친선경기같다는 느낌을 주는 고별경기가 더러 있지만 다행히도 이 경기는 단순히 "다니엘슨의 고별경기"라는 서브텍스트만으로 가치를 가지는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경기 자체가 정말 뛰어났죠. 캐스탱욜리는 퀙큰부시를 링 밖에서 번쩍 들어 링 안에 파워밤으로 던져버리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무시무시한 힘을 자랑했고, 다니엘슨은 고별경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직쏘와 퀙큰부시에게 잔뜩 날을 세워서 타격기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어퍼컷이 직쏘의 다리를 집중공격하는 방식은 살벌했죠. 독특하게도 핫태그가 없이 퀙큰부시가 참다못해 나와 다니엘슨에게 팜 스트라이크를 선사하면서 경기는 후반부의 쉴새없는 공방으로 이어졌고 최고 수준에 있는 네 선수답게 물흐르는듯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그 공방끝에 다니엘슨이 퀙큰부시에게 핀을 내주며 경기가 끝났습니다. 다니엘슨이 2010년 잠시 인디에서 경기를 더 가졌을 때는 WWE의 선수가 된 상황이라 패배하긴 힘들었기에 대부분 승리를 거뒀지만 2009년에 가졌던 고별 경기들에서는 대체로 상대 선수에게 잡을 해줬습니다.

경기 후 다니엘슨은 "자신을 베스트 인 더 월드라고 하지만 자신이 해왔던 것 이상의 훌륭한 경기들을 매번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으며, 여러 예 중 하나로 이틀 전 있었던 ROH TV쇼 녹화에서 최고의 경기는 다니엘슨 대 스트롱이 아니라 울브스 대 영 벅스였다"고 말하는 등 은퇴 연설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베스트 인 더 월드라는 타이틀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자신과 겨뤘던 모든 인디 선수들, 특히 오늘의 직쏘,퀙큰부시가 베스트 인 더 월드라며, 오늘 이 링에서 최고는 자신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퀙큰부시, 직쏘, 팬들 모두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치카라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죠. 정말 그다웠던 경기 후의 연설은 이 경기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