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신의 프로레슬링 : 제프 하디 vs. 매트 하디 (파이널 딜리젼) WWE & TNA




많은 사람들이 이 경기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는 표현은 사실 옳지 않다. 대부분의 팬들은 이 경기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많은 팬들과 레슬링계의 몇몇 꼰대들이 이 경기를 싫어하는 기본 논조는 '전혀 프로레슬링답지 못하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 진짜 프로레슬링은 대체 뭔가? 프로레슬링은 모두가 아는대로 '진짜 스포츠'가 아니다. 진짜 스포츠처럼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약간 과장해서 미국이 베트남을 침공하던 시대로나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이며, 진짜 스포츠인척 했던것도 옛날 일이다. 프로레슬링은 하나의 예술장르이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오늘날 프로레슬링은 거짓됨 없이 자신의 본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하나의 예술장르로 진화해왔다. 이번에 펼쳐진 임팩트 레슬링에서의 "브로큰" 매트 하디와 "브라더 니로" 제프 하디 간의 파이널 딜리션은 그러한 진화과정의 끝이자 새로운 진화의 시작점과도 다름없는 경기였다.

프로모(넓게는 세그먼트)의 영화적인 연출은 재작년 루챠 언더그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실행해왔고 링이 아닌 놀이공원 등 야외를 경기무대로 삼은 것은 일본의 DDT가 예전부터 해왔던 것이지만 이처럼 영화적인 연출과 링이라는 공간을 넘어선 형태가 혼합된 것은 처음이었고, 결과물은 환상적이었다. 레슬링 싸이콜로지라는 것은 단순히 limb work(쉽게 의역하면 약점 공략)와 selling(접수)이 전부가 아니고 또한, 제일 중요한 요소도 아니다. 프로레슬링은 기본적으로 캐릭터 쇼다. 캐릭터만 잘 살아나도 팬들은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 그렇다, 싸이콜로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경기의 캐릭터든, 개인의 캐릭터든 간에.

쉽게 예를 들어 말하자면, 리코셰와 윌 오스프레이 간의 경기에서 끈적한 그라운드 공방이 주를 이루는 순수한 레슬링 클래식을 기대하는 팬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또, 그들이 팬들을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일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일본에서 펼쳐진 둘의 역사적인 경기는 싸이콜로지는 부분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던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이 경기를 비판하는 이들은 난 사실 '꼰대'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제프 하디와 매트 하디 간의 맞대결에서 정말 아름다운 체인 레슬링같은 것을 기대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건 철재의자와 사다리 등 무기들의 창의적 사용이 난무하는 스턴트 스타일의 괴상한 경기다. 이번 파이널 딜리젼은 바로 그러한 캐릭터를 극한으로 잘 살린 경기였다.

캐릭터가 잘 살아난 데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것은 아주 뚜렷했던 경기연출의 방향성이었다. 루챠 언더그라운드가 때깔좋은 미스터리 드라마(영화)같은 연출을 지향했다면 제프 하디와 매트 하디 대립과정에서의 영상들은 아예 B급 컬트무비같은 느낌을 의도한 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그래서 매트 하디의 약간은 어설픈 표정과 말의 억양은 오히려 영상의 분위기에 어울렸다. 제프 하디의 캐릭터는 대립과정에서보다 경기 내에서 잘 드러나는 스타일인데 이번 파이널 딜리젼에서도 나무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에상을 뛰어넘는 미친 행동들을 저질렀다. 여기에 윌로우의 갑작스러운 등장, 쎄놀 벤자민의 개입, 마지막 매트 하디의 회상과 불타는 제프 하디를 상징하는 거대한 징표 등 전사(前事)들을 경기 막바지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요소로 잘 활용하기까지 했다.

이 경기를 보기전만 해도 리코셰 대 윌 오스프레이를 보면서 두 선수가 경기 초반에 합을 맞춘 로프워크를 바탕으로 한 공방을 펼치거나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제 프로레슬링이 진지한 토너먼트 경기에서도 자신이 예술임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상징적인 의미로 반드시 올해의 경기가 되어야만 하겠다 싶었는데 파이널 딜리션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현재 프로레슬링의 가장 최신의 진화형태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경기로써 이 경기가 (나쁜 의미에서든 좋은 의미에서든 이왕이면 좋은 의미로써) 올해의 경기가 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덧글

  • 회색빛영광 2016/07/25 20:44 #

    드디어 포텐이 터진 맷....
  • Cactus™ 2016/09/27 19:20 #

    꼰대는 울고갑니다 ㅠㅠ
  • 지에스티 2016/09/29 22:32 #

    요즘 신경질적이라 글을 그냥 제 꼴리는대로(..)보다는 더 정확히는 공격적으로 써버렸네요; 뭔가 죄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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