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NXT Takeover Toronto Review WWE & TNA


1. 'Glorious' Bobby Roode vs. 'Perfect Ten' Tye Dilinger

지금은 스맥다운으로 간 것으로 알려진 前 NXT 각본진 수장 Ryan Ward, 그리고 NXT를 대표하던 사샤 뱅크스, 베일리, 네빌, 오웬스, 핀 밸러, 새미 제인같은 선수들이 모두 있을 때에도 NXT 위클리쇼는 (루챠 언더그라운드의 시즌 1처럼) 매번 꼭 봐야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네빌 대 제인, 사샤 대 베일리같은 훌륭한 대립관계들과 이따금 씩 나오는 훌륭한 쇼들은 최소한의 재미를 보장해주었습니다. 허나 지난 몇 달 간의 NXT 에피소드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늘어난 스쿼시 매치들, 다소 1차원적인 대립들의 고착화로 다소 정체된 느낌이었습니다. 가끔 볼만한 에피소드들이 있긴 했지만 뭐 딱히 안봐도 되겠다 싶은 에피소드들이 더 많이 나왔죠. 
그럼에도 여전히 NXT를 그나마 볼만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확실한 ‘캐릭터’들입니다. 좀 지겹고 뻔한 스쿼시 매치이지만, 그럼에도 스쿼시 매치만큼 레슬링적으로 캐릭터를 부각시키는데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대립관계가 치열할수록 ‘큰경기’에 더욱 더 몰입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대립각이 크지 않아도 ‘캐릭터’만 살아있어도 팬들은 경기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습니다. 실예로 작년 PWG BOLA에서의 펜타곤 주니어 대 잭 세이버 주니어같은 매치업을 들 수 있겠죠. 실예에서 알 수 있듯 팬들이 드림매치라고 생각하는 매치업들은 이름값도 이름값이지만 그보다도 경기 스타일로 만들어진 것이든 캐치프라이즈나 외적인 부분, 등장음악 혹은 만들어진 기믹으로 만들어진 것이든 간에 캐릭터가 확실한 선수들의 매치업들이라는 것입니다. (이건 또, 캐릭터가 확실해야만 탑 레슬러가 될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네요.)
위의 펜타곤 주니어 대 잭 세이버 주니어보다 더욱 더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예가 바로 이번 NXT 테이크오버 토론트의 오프닝매치였던 타이 딜린저 대 바비 루드입니다. 두 선수는 최근 NXT에서 단연 가장 빛나는 캐릭터들입니다. 다니엘 브라이언이 ‘Yes!'라는 단순한 캐치프레이즈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듯, 타이 딜린저도 퍼펙트 ’Ten'이라는 너무나도 단순한 캐치프레이즈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바비 루드는 단순히 ‘글로리어스’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역대 최고 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없을 등장음악이 더해져 역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게다가 경기 장소는 둘의 고향인 캐나다. 팬들이 열광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둘 모두 세계 최고의 레슬러도 아니며, NXT의 메인이벤터급인 선수들이 아님에도 팬들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This is awesome을 외쳤습니다. 이 쇼에서 팬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경기가 되었고, 이런 환경에서는 경기 시간이 15분 안팎에 팬들과 적당히 호흡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흐름으로만 가도 평균 이상은 될 수 있는 경기이기에 굳이 빠른 템포로 갈 필요도, 무리해서 큰 기술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두 선수는 적당히 관중빨을 받으면서 경기를 잘 진행해나갔고, 바비 루드의 지속된 목을 향한 공격에 흔들림없던 타이 딜린저의 접수는 훌륭한 싸이콜로지를 만들어냈습니다. 몇 차례의 좋은 시퀀스에 쫄깃한 니어폴들까지, 아주아주 좋은 오프닝 경기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경기 후보로 꼽고 싶은 경기입니다. 



2. Dusty Rhodes Tag Team Classic Final : The Authors Of Pain(w/Paul Ellering) vs. TM 61

경기 초반은 쉐인 쏜의 멋진 고공 다이브가 나오면서 재밌는 경기가 될듯한 흐름이었지만 경기 시간이 너무 짧았던 나머지 핫태그 이후에 TM 61이 그다지 인상적인 공격들을 펼치지 못했고, 경기의 마지막에 폴 엘러링이 열쇠를 건네준 장면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경기 마무리 흐름과 전혀 연결이 안되서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앞선 타이 딜린저 대 바비 루드와는 반대로 이 경기는 팬들이 가장 조용했던 경기였는데 일단 두 팀간의 대립구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대립구도가 부각되서 경기를 가졌다기보다 토너먼트의 결승전이었고, AOP야 누가봐도 악역같지만 TM61의 캐릭터가 그냥 선역일 뿐 너무나도 약하기 때문에 반응이 다소 냉담했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닉 밀러보다는 쉐인 쏜이 더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짧은 형식의 경기에서는 닉 밀러가 중간에 당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쉐인 쏜이 핫태그를 맡는 흐름으로 가야 더 재밌는 경기가 나올 듯 합니다.




3. NXT Tag Team Championship : The Rivival(Dash Wilder & Scott Dawson) (C) vs. #DIY(Johnny Gargano & Tomasso Ciampa)

올해 최고의 태그팀 경기였습니다. 더 라바이벌은 이젠 올드스쿨한 스타일의 경기운영에 장인이 된듯한 느낌이고, 쟈니 갈가노의 선역으로써의 굴하지 않는 모습엔 언제나 그렇듯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네요. 갈가노는 악역으로써도 깐죽거리고 뻔뻔한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만 확실히 선역으로써가 최고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토마쏘 치암파 역시 레그 래리어트 등 여러 기술들을 더 보여주면서 선역으로써의 자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모든 폴들의 과정이 짜임새있었고, 모든 니어폴들에 현장 관중들이 몰입했지만 특히 마지막  도슨이 레그락으로 갈가노를 거의 탭하기 직전으로 몰아갔던 장면, #DIY가 섀터 머신을 훔쳐서 얻어낸 장면은 그야말로 감정의 극한까지 몰고갔습니다. 여기서 뭔가 더 많은 기술이 나오지 않고 바로 피니싱 시퀀스로 진행이 되면서 오버하지 않았던 것은 이 경기가 보여준 미덕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엔 엔조와 캐스, 중순엔 아메리칸 알파, 연말엔 #DIY와 대단한 경기들, 특히 AA와 DIY와는 최고의 라이벌 구도를 보여준 더 라바이벌.. 이 정도면 뭐 이미 올해의 태그팀 확정아닌가요?



4. NXT Women's Championship : Asuka(C) vs. Mickie James

트리플 H는 아스카의 상대로 미키 제임스를 선택한 것은 차선책이 아니라고 밝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정황상 트리쉬가 0순위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미키 제임스가 과거 미친 스토커같은 역할로 트리쉬와 WWE 여성 디비젼 역사상 최고의 대립 중 하나로 손꼽힐만한 대립을 펼쳤고 당시 미키 제임스가 보여준 연기력은 놀라웠지만 그 이후에는 그 때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었고 그러다가 WWE를 떠난지도 무려 6년. 과거 ‘디바’들 중에서는 확실히 경기력이 좋은 축에 속했고 이름값도 있는 선수이지만 그렇다고 리타나 트리쉬처럼 팬들을 확 들뜨게하는 선수는 아니었기에 관중들의 반응이 뜨드미지근했습니다. NXT 테이크오버가 2시간에 5경기만 펼쳐지기 때문에 이 자리는 쉬어가는 경기가 아니라 세미 메인이벤트 자리이긴 하지만 앞선 경기가 워낙에 대단했다보니 현장 관중들에게는 쉬어가는 경기처럼 느껴질만도 했구요.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확실히 트리쉬였다면 더 뜨거운 경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큰 기술들이 좀 더 오가지 않고 이제 막 재밌어지려는 찰나에 경기가 끝난 것도 조금 감질났구요.
아스카가 확실히 지난 번 나이아 잭스와의 경기나, 댈러스에서 베일리와 펼쳤던 대등한 경기보다는 이전에 펼쳤던 엠마와의 경기나 지난 번 베일리와의 재경기처럼 보통 자신이 더 압도적으로 몰아붙이는 경기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엔 아예 악역처럼 경기를 주도하기는 했지만 (미키 제임스가 오랜만에 돌아온만큼 많은 걸 보여줘야 하기에) 막판의 공방전에서는 처음으로 계속해서 밀리는 흐름을 보여줬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선역이었을 때는 표정도 그렇고 완전히 선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기도 했고 특히 베일리와의 연전때는 선인가 악인가 긴가민가 할 정도였는데 오히려 지금처럼 거의 악역으로 포지션을 잡으니 더 편해보이는 느낌입니다. 



5. NXT Championship : Shinsuke Nakamura(C) vs. Samoa Joe

지난 번 브루클린에서의 경기보다는 확실히 더 나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선수가 더 짧은 경기 시간으로 강하게 타격기로 맞붙어야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것 같은데, 최근 NXT 테이크오버의 메인 이벤트의 경향을 보면 경기 시간은 대체로 20분 안팎으로 끌고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건가 싶기도 하구요. 마지막 5분까지는 지난 번의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는데 나카무라가 져먼 슈플렉스를 쓴 이후의 바로 그 5분이 이 경기를 그냥 좋은 경기에서 아주 좋은 경기로 만들었습니다. 스타일이나 무브셋이 확고한 두 선수가 져먼 슈플렉스나, 스트레이트 자켓 져먼 슈플렉스 등 평소에 쓰지 않던 무기들을 꺼내니 의외성이 안겨다주는 재미가 있었고 조의 지속적인 무릎공격으로 인해 나카무라가 킨사샤로 처음으로 핀폴을 따내지 못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이니만큼 싸이콜로지는 확실히 지켜주었습니다. 비겁한 술수에 철재계단에 떨어지는 공격까지 당한 나카무라이기에 첫 패배이지만 이미지는 최대한 잘 보호되었습니다. 또, 사모아 조도 언젠가는 WWE 메인 로스터로 갈텐데 나카무라에게 연패를 당하는 것은 더 큰 캐릭터 손상이 있기에 조의 캐릭터도 생각한다면 조의 승리가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카무라가 지금과 같은 캐릭터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대부분의 기간이 악역이기도 했었고, WWE에 맞는 경기스타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인지 선역으로써 히트 세그먼트(경기 중반에 당하는 부분)에서 빠져나온 뒤 보여주는 짧은 폭발력이 약한 것이 관중들이 그의 경기에 그의 등장만큼 열광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이번에 조와의 선/악 구도가 뚜렷한 매치업보다는 바비 루드나 다른 선수들과 선/악 구도가 옅은 경기를 펼치면 일본에서 펼치던 수준만큼의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더 높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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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기가 확실한 빌드업과 목적을 가졌고, 경기 순서배열과 경기 시간, 경기 퀄리티, 뜨거운 관중들의 반응까지 모든 것이 잘 어우러졌던 쇼였습니다. 지난 4월 댈러스 쇼와 함께 단연 올해 최고의 테이크오버 쇼였습니다.




덧글

  • 공국진 2016/11/25 10:44 #

    5시합을 알차게 잘 구성한 느낌이군요^^.
  • 지에스티 2016/11/25 10:51 #

    NXT 테이크오버의 특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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