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 레슬매니아 34 리뷰 WWE & TNA



0. 프리쇼.. 레슬매니아 위민스 배틀로얄에 대해서만. 베일리와 사샤가 파이널 투가 아닐거면 왜 둘을 겨우 배틀로얄에... 대체 왜!!



1. WWE IC 챔피언쉽 : 더 미즈(C) vs. 세스 롤린스 vs. 핀 밸러 - ***3/4

- 템포가 빠른 공격들을 선보이는 롤린스와 밸러,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잘 합을 맞춰가는 미즈의 성격을 생각해볼 때 딱 오프닝 경기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적격이었습니다. 작년 5월에는 바로 이 타이틀의 #1 컨텐더쉽을 두고 기가 막힌 경기를 펼친 세 선수였던만큼 이번에도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미즈의 드래곤 스크류 휩에 당한 오른쪽 다리가 아닌 왼쪽 다리를 난데없이 아파하는 핀 밸러의 접수 착오 때문에 별 네개 이상을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2. 스맥다운 라이브 위민스 챔피언쉽 : 샬럿 플레어(C) vs. 아스카 - **** +

- 서로 기본기도 조금 주고받고, 피니셔 시도도 하고, 큰 기술은 아니지만 서로의 상징적인 기술도 한 번 터뜨리면서 텐션을 쌓아가는 것, 다른 때보다도 큰 기술을 터뜨리고, 평소에 쓰지 않던 기술까지 보여주는 것. 드림매치로써의 미덕을 모두 갖춘 경기였습니다. 후에 펼쳐진 WWE 챔피언쉽과는 비교되는 드림매치 다운 드림매치였습니다. 너무 쉽게 탭아웃을 해버린 "무적의" 아스카였기에 갑작스럽다는 느낌을 완벽히 지울 수 없었던 마지막 때문에 강력한 올해의 경기 후보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뛰어난 경기였습니다. 베일리와 사샤 뱅크스 간의 브룩클린에서의 경기 이후로 가장 재밌게 본 북미 여성 경기였습니다.



3. WWE US 챔피언쉽 : 랜디 오턴(C) vs. 바비 루드 vs. 루세프 vs. 진더 마할 - **3/4

- 기술들의 나열에 지나지 않았던 경기 중반이었지만, 초반에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 모습이었던 루세프의 활약과 오턴의 RKO 파티로 시작된 피니싱 시퀀스가 이 경기를 괜찮은 경기로 만들었습니다. 경기의 마무리를 보면서 루세프가 경기에 투입된 것은 단순히 상품판매량 때문은 아니고, 오턴이나 루드가 핀폴을 내주기엔 리스크가 있는데 마할이 승리는 해야겠으니 적당히 잡을 할 선수가 필요해서였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4. 론다 로우지 & 커트 앵글 vs. 스테파니 맥맨 & 트리플 H - **** +

- 전 이 경기가 이젠 전성기를 한참 지난 앵글과 트리플 H 그리고 레슬러로는 미흡한 로우지와 스테파니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10분 언저리에서 끝나야한다고 생각했고, 꽤 좋은 경기는 될 수도 있겠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었을 뿐, 사실 기대감이 낮았습니다. 이런 낮은 기대감 때문인지 혹은 이 경기는 라이브로 보게 되어서인지 몰라도 아 대단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봤는데 다시 봐도 대단하네요. 

일단 경기의 구성이 완벽했습니다. 앵글과 HHH의 시작, 맥맨/HHH커플의 환상적인 경기운영과 앵글의 탁월한 역할수행, 마침내 레슬러로써의 자신을 폭발시키는 로우지, 이곳은 우리의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스테파니, HHH와 앵글의 적절한 경기개입, 이어지는 많은 팬들이 고대했을 HHH와 로우지의 쇼다운, 하이라이트가 될 수도 있을 장면을 절묘하게 막아내는 스테파니 그로 인해 다시 부딪치는 스테파니와 로우지, 로우지의 위기, 드디어 링에서 주기술들을 보여주는 앵글, 스테파니의 개입으로 로우지에 이어 위기에 빠진 앵글, HHH를 몰아붙이는 로우지, 앵글과 로우지가 승리를 목전에 두고 놓칠 듯 하다 마침내 그토록 원하던 암바를 거는 로우지. 일련의 과정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습니다.

확실히 두 여성에게 더 포커스가 가는 경기였고, 악역으로써 로우지를 얄밉게 도발하는 스테파니의 연기도 일품이었지만 로우지의 레슬링 기량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개성넘치는 크로스라인과 밸리 투 백 슈플렉스, 트레이드마크가 될 듯한 마치 뿔 달린 소같은 발구르기와 어깨치기, 격투기 선수다운 사실주의적인 펀치들까지 기술적인 부분과 캐릭터는 최고였습니다. 무엇보다 레슬링 센스를 판가름 한다고 할 수 있는 타이밍과 접수도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에도 출연을 해서인지 몰라도, 확실히 로우지의 페이셜 익스프레션은 남다릅니다. 스테파니의 DDT에 당하고 나서 서프보드 스트레치를 당할 때까지의 접수는 최고였습니다. 

아, 이 경기가 쇼 스틸러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네요. 



5. 스맥다운 라이브 태그팀 챔피언쉽 : 우소즈(C) vs. 뉴 데이 vs. 블러젼 브라더스 - *3/4

- 뉴 데이와 우소즈에게는 레슬매니아 시즌 때마다 항상 잔인한 것 같습니다. 작년 역사에 남을만한 라이벌 관계로 스맥다운 라이브 태그팀 디비젼을 빛나게 했던 우소즈와 뉴 데이. 작년에 호스트라는 명분이 있긴 했으나 레슬매니아 경기를 가지지 못한 뉴 데이, 프리쇼 단골손님이었던 우소즈가 드디어 함께 메인 쇼 경기를 가졌지만 블러젼 브라더스를 위한 경기였네요. 알렉사 블리스 대 나이아 잭스와 레스너 대 레인스 경기 시간을 줄여서 이 경기에 충분히 할애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너무 짧았습니다. 경기 배치 순서도 그들에겐 참 잔인했구요.


6. 언더테이커 vs. 존 시나 - No Rating.

- 언더테이커가 나올 듯 하다가 일라이아스가 나온 장면은 엄청난 반전이었습니다. 올해의 너무나도 꽉찼던 매치업, 그리고 빌드업 과정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된 경기라고 하기엔 어려웠으나 납득이 가는 경기내용이었습니다. 재밌는 하나의 세그먼트였습니다.  



7. 다니엘 브라이언 & 쉐인 맥맨 vs. 케빈 오웬스 & 새미 제인 - ***1/2

- 경기 초반을 브라이언이 조금 빛내주고, 한참 당하다가 쉐인이 태그해서 들어오고, 또 그런 쉐인이 당하다가, 최고의 핫태그 이후 시퀀스를 가지고 있는 다니엘 브라이언이 링을 휩쓰는 레이아웃이었다면 오웬스와 제인의 뛰어난 역량까지 생각했을 때 무조건 별 네개 이상의 명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다니엘 브라이언의 복귀 선언 후 첫 경기이니만큼 만에 하나를 대비하여 그가 조금 몸을 아낄 수 있도록 경기 초반에 크게 당하고 한참 빠져있었던 것은 팬으로써 이해하면서도, 경기의 퀄리티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게 하는 서사였습니다. 그토록 미친듯이 잔혹했던 오웬스와 제인도 큰 저항을 못하고 당한 모양새구요. 

이 경기에 혼성 태그 경기보다 낮은 점수를 주게 될 줄이야... 잘못된 세상같습니다. 



8. 러 위민스 챔피언쉽 : 알렉사 블리스(C) vs. 나이아 잭스 - ***

-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나이아를 두려워하는 알렉사, 그녀를 쫓아가는 나이아, 서로 간의 그러한 감정 표현들이 잘 드러나면서 몇 차례의 재밌는 순간들도 나왔고, 알렉사 블리스가 나이아 잭스의 왼쪽 무릎을 내려찍으며 영리하게 경기의 흐름을 잘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겁없이 나이아를 도발하다가도 발끈하는 나이아를 보고 화들짝 놀라서 무서워하는 알렉사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나이아에게 I'm sorry라고 말하다가 악랄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지난 번 일리미네이션 챔버 경기 후의 프로모를 연상케했습니다. 결국 나이아가 알렉사의 반격 시도들에 항상 힘이라는 대답을 가지고 있었고, 결국엔 제대로 된 복수에 성공하는 단순하지만 기분 좋은 두 선수 사이 이야기의 마무리였습니다.



9. WWE 챔피언쉽 : AJ 스타일스(C) vs. 나카무라 신스케 ***1/4

- 네, 앞서 샬럿과 아스카의 경기에서 있었던 것들이 이 경기에서는 모두 없었습니다. 나카무라가 WWE에서 새미 제인과의 데뷔 경기 외에는 이렇다 할 명경기가 없다는 느낌인데, WWE 스타일에 적응을 그가 할 수 없다거나 못한다기 보다는 WWE 스타일을 잘못 이해하고 접근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기술을 주고받고, 경기의 템포를 굳이 빠르게 가져가지 않으려는 듯한 나카무라의 모습입니다. 둘의 신일본 경기를 봤을 때는 빠르게 주고받는 킥 시도나 반격들이 많이 나오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었는데, 이 경기를 보면서 놀란 건 딱 마지막, 그 카운터 스타일스 클래쉬 한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전 그 장면이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구나라고 느꼈는데 경기가 끝나버려서 김이 새고 말았습니다. 기대감을 생각해봤을 때, 좋은 경기였다기보다는 실망감이 앞선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경기네요. 

경기 후 악역전환은 저도 현장관중들과 같이 입이 동시에 쩍 벌어질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나카무라가 간만에 일본어를 쓰면서 AJ를 툭툭 차는 모습, 너무 카리스마있네요. 그동안 영어쓰는 것을 보면서 물론 미국단체이지만 꼭 영어만 써야하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악역전환을 한만큼 팬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본어로 스웩을 자주 뿜어냈으면 좋겠습니다.



10. 러 태그팀 챔피언쉽 : 더 바(C) vs. 브론 스트로우맨 & 니콜라스 - No Rating

- 스맥다운 라이브에는 우소즈와 뉴 데이가 있었다면 2017 러 태그팀 디비젼에는 바로 더 바가 있었습니다. 타이틀 재임기간들이 길진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디비젼을 지배했다는 느낌을 주는 더 바. 물론 브론 스트로우맨의 2017년 활약상을 생각해봤을 때, 스트로우맨이 둘에게 지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긴 하지만... 참 더 바에게도 어쩐지 잔인한 레슬매니아네요. 애초에 더 바의 상대는 스트로우맨이 되면 안되었다는 생각만 듭니다.



11. 유니버셜 챔피언쉽 : 브록 레스너(C) vs. 로만 레인스 *3/4

- 안 그래도 팬들의 반감이 더 큰 두 선수인데, 심지어 이런 피니쉬 부페 스타일의 경기라면 굳이 15분 씩이나 진행될 필요가 있었을까요? 3년전의 맞대결보다 기술의 수도, 서사의 입체성도, 모두 더 떨어진 경기였습니다. 특히나 그 당시에는 레스너의 이런 큰 기술, 피니셔 위주의 경기 스타일이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왔을 시기였지만 이제는 워낙에 이것이 고착화되다보니 뻔해졌고 더 이상 관중들은 초반에 나오는 피니셔에 반응을 하지 않고, 당연지사 경기 후반에도 반응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가 이렇게 진행될 것이었다면 작년 골드버그 대 레스너처럼 무조건 5분 전후의 짧은 경기였어먄 하고, 5분 전후의 경기가 된다면 당연지사 메인 이벤트 자리가 아닌 9번째 경기 정도였다면 더 좋았겠죠. 그렇게 진행할 것이라는 플랜을 가지고, 대립과정도 레인스가 어설프게 슛 프로모를 하는 것보다 피니셔가 스피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올해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골드버그를 활용해 이어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레인스가 레스너를 빈스의 보이라고 모욕하는 것은 사실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니깐요. 지금 상황에서는 빈스의 보이는 누구봐도 로만 레인스고, 물론 빈스가 브록 레스너가 거구이기 때문에 좋아했을테고 그렇기에 그가 더 락을 꺾고 어린 나이에 챔피언에 등극했던 것이고, 커트 앵글과 레슬매니아 메인 이벤트를 장식했던 것이고, 언더테이커의 연승기록을 깬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레스너는 언제나 빈스 가이라기보다는 폴 헤이먼의 사람이었습니다. 

로만 레인스가 레스너를 비판했던 것중에 또 하나는, 러 출연을 캔슬하고 데이나 화이트와 만난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레스너의 러 출연 캔슬은 분명히 만들어낸 스토리였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심지어 론다 로우지와의 경기 후에 데이너 화이트를 비춰줬던 건... 이렇게 WWE와 UFC가 서로 등돌리지 않고 우호적인 분위기로 간다면 레인스가 레스너에게 퍼부었던 비판의 정당성이 다소 떨어지기도 하죠. 둘의 대립과정이 슛 스타일로 갔던데다 메인 이벤트 자리인데 데이나 화이트를 레슬매니아에 초대한 것은, 완전 자충수였다고 봅니다.

애초에 로만 레인스가 승리할 것도 아니었다면 왜 이 경기를... 심지어 3년 전에 이미 메인이벤트였던 경기를 왜 다시 부킹한 건지 알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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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간들을 봤을 때, 쇼의 진행속도는 썩 괜찮았지만 후반부의 경기 배치가 아쉬웠습니다. 이번 레슬매니아에서 팬들이 가장 기대할만한 것들을 순위를 메겨봤을 때, 단연 언더테이커와 존 시나의 맞대결, 다니엘 브라이언의 복귀 그리고 로우지의 경기였을 겁니다. 사실 샬럿 대 아스카나 나카무라 대 스타일스같은 드림매치는 그 뒷순위였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보았을 때, 시나와 언더테이커의 세그먼트, 브라이언의 복귀, 로우지의 경기 셋 중 하나는 아예 뒷쪽으로 갔어야만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세 경기 모두 불과 7경기만에 다 나와버렸고, 관중들은 이미 열광할 건 다 열광했는데 지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후에 팬들이 가장 기대할만한 경기는 딱 스타일스 대 나카무라 하나였죠. 레스너와 레인스의 경기는 5분 정도로 해서 9번째에 배치하고, 언더테이커와 존 시나의 경기가 이런 스타일이었다면 태그팀 챔피언쉽과 자리를 바꿔서 10번째로 가는 게 더 나은 배치였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 그렇다면 나카무라 대 스타일스를 메인 이벤트로..? 로우지/앵글 대 HHH/스테파니를 메인 이벤트로도 고려한다는 기사를 일전에 봤었는데, WWE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이해가 가네요. 올해 레슬매니아는 혼성 태그 매치나 다니엘 브라이언의 복귀 경기를 메인 이벤트로 하는 것이 제일 보기 좋은 그림이긴 했겠네요..) 

다니엘 브라이언의 복귀까지는 간만에 대박 레슬매니아가 나오나하는 기대감을 품었다가 그 이후로 모멘텀을 완전히 상실해버리는 바람에 조금의 실망감을 앞서지만, 레슬매니아다운 순간들은 많이 나왔던 좋은 쇼였습니다.

7.0/10